고가 매집에 `상투` 논란…KB운용은 대거 매도
국민연금공단이 인기가수 `소녀시대`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식을 최근 무더기로 사들여 대주주가 됐다.
에스엠은 `신(新)한류` 바람을 탄 데다 거시경제 불안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회사로 꼽혀 올해에만 주가가 150% 이상 급등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너무 늦게 매수에 가담해 `상투를 잡았다`는 지적도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장내 대량매수를 통해 에스엠 주식 103만4천802주(지분율 6.24%)를 샀다.
이로써 국민연금은 에스엠 이수만 회장(24.43%), 파트너스벤처캐피탈(7.35%), KB자산운용(6.94%)에 이어 4대 주주가 됐다.
국민연금의 직접투자는 코스피200에 속한 대형 우량주를 위주로 한다. 따라서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에스엠은 위탁운용사를 통해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스엠 관계자는 "회사가 국외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어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차 늘고 있다. 지분이 1% 이상인 운용사가 서너 곳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기존 2대 주주였던 KB운용은 펀드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지분을 대거 덜어냈다.
KB운용의 지분율은 6월 초 11.51%에 달했지만, 이후 꾸준히 차익을 실현했다. 세계 증시가 요동치고, 엔터테인먼트 종목이 주목을 받은 8월 중순 이후에는 비중을 많이 축소했다.
에스엠 주가가 6월 초 1만8천원대에서 10월 5일 장중 4만8천500원까지 뛴 것을 고려하면 차액이 엄청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에 국민연금은 지난달 22일과 29일 각각 지분율 보고의무가 발생했다. 그 사이에만 18만3천426주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주당 취득단가는 4만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 연구원은 "엔터주(株)는 가수 인기와 실적의 연관성이 모호해 검증이 필요하다. 분위기를 타서 비싼 가격에 샀다가 자칫 상투를 잡았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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