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개선안 제출 요구 사실상 거부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이른바 `빅3` 백화점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매수수료 인하안 개선책 마련 요구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빅3`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지난 주말까지 개선된 판매수수료 인하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더이상 내놓을 카드가 없다"며 "공정위의 요구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업계의 이 같은 입장을 반영하듯 롯데백화점 이철우, 현대백화점 하병호, 신세계백화점 박건현 대표이사는 10일부터 6일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5회 아시아태평양소비업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두 출국, 당분간은 공정위와의 협의 자체가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앞서 `빅3` 백화점들은 애초 공정위와 합의했던 3~7%포인트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마련한 판매수수료 인하안을 마련해 공정위에 제출했으나 공정위는 공생발전의 취지에 미흡하다며 개선된 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백화점업계는 애초 공정위가 3~7%포인트 범위 내에서 업계 자율적으로 안을 마련하라고 해놓고 막상 안을 제시하니 미흡하다고 반려한 것은 자율이 아닌 타율이자 사실상 관치(官治)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유통업체가 상장사이고 특정 개인의 소유가 아닌, 수많은 일반인 주주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상황에서 영업이익의 일정부분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시장경제체제 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세계적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한국 백화점들이 마진을 인하할 경우 신용등급에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며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연간 수백억원의 추가 이자비용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2009년 무디스로부터 `A3`의 신용등급을 받았으며, 신세계는 2008년 S&P(스탠더드 앤 푸어스)와 무디스로부터 각각 `A-`와 `A3`의 신용등급을 획득했다.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해 1천363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으며 신용등급이 강등돼 이자율이 1%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약 300억원의 추가 이자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백화점업계가 공정위의 서슬퍼런 압박에도 호락호락 굴복하지 않고 있는 것은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부정적 파급효과로 인한 영향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공정위는 백화점업계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주요 백화점과 명품업체 및 중소입점업체간 입점계약 조건과 관련한 심층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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