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스티브 잡스는 유쾌한 완벽주의자였습니다. 모든 제품에 대한 품질에 완벽을 가하면서도 직원이나 협력사에 닦달하진 않았죠.”

 8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대니 김 테스콤 총괄매니저는 타계한 스티브 잡스를 이렇게 회상했다. 테스콤은 국내 무선통신 측정전문 업체로,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면서부터 협력 업체로 일해 온 곳이다.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 마다 무선 통신 기능들의 품질을 테스트해왔다. 원래는 한국에서 지원해 왔지만 3개월 전부터 애플 인근 실리콘밸리에 지원센터를 세워 현지에서 대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애플 외에도 삼성전자, LG전자, 버라이즌, AT&T 등과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대니 김 총괄매니저는 “애플의 제품 검수 시스템은 지나칠 정도로 철저해 전수검사를 원칙으로 한다”며 “항상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둬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제품의 품질은 스티브 잡스 전 CEO가 직접 관여했던 부분이다.

 스티브 잡스는 아주 작은 부품이라도 최고의 부품을 고수해 왔다고 한다. 때문에 10년 이상 협력해 왔던 업체라도 부품 품질이 떨어지면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언제나 강조했다.

 대니 김 총괄 매니저는 “이러한 잡스의 전략은 협력사들이 계속해서 최고의 부품을 생산해서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의 사망으로 인해 애플의 향후 전략이나 협력사들의 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날 애플 본사를 방문했을 때도 이미 새로운 CEO인 팀 쿡 체제로 적응이 돼 있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인재들만 뽑기 때문에 앞으로도 충분히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에 있는 제품을 개선하는 것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면서 “우리나라 기업들도 일인자를 쫓는 것이 아닌 애플과 같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새너제이(미국)=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