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위축이 가시화하면서 산업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폴리에스터(PET) 원단(베이스) 필름 시장도 정체되는 양상이다.
가장 수요가 많았던 LCD 시장 불황이 계속되는데다 그나마 기대했던 태양광 시장도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베이스 필름 업체들이 예정됐던 투자는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어서 당분간 공급과잉이 이어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방 산업 수요 감소와 주요 업체 생산량 확대가 겹치면서 그동안 꾸준히 성장했던 PET 베이스 필름 시장도 주춤한 모습이다. 고기능성 소재인 PET 필름은 LCD용 광학필름이나 태양광 시트용 필름, 포장재 등 산업용 필름으로 폭넓게 활용된다.
최근 전반적인 소비 위축으로 최대 수요처로 급부상했던 LCD와 태양광 시장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특히 태양광 모듈 시장이 방대한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해 잇따라 증설에 나섰던 주요 베이스 필름 업체들에게는 적신호가 켜졌다.
코오롱 관계자는 “최근 LCD와 태양광 등 IT시장이 불황을 겪으면서 수요 감소 현상이 뚜렷하다”면서 “여기에 업계 전반적으로 생산량 확대가 더해지면서 설비 증설 작업도 속도를 조절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SKC·도레이첨단소재·코오롱 등 국내 3대 베이스 필름 업체들은 올들어 잇따라 대규모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인 호남석유화학도 신규 투자를 통해 PET 필름시장에 새롭게 진입하고 있다.
SKC는 현재 17개 라인, 연산 16만톤 규모인 베이스 필름 생산 능력을 내년까지 24만톤 규모로 확대하기로 하고 현재 충북 진천과 중국 사업장에 각각 2개 라인 투자를 진행중이다. 오는 2015년까지는 전세계 24개 생산 라인, 연산 30만톤 규모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SKC 관계자는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최근 수요 감소로 재고가 늘어나면서 베이스 필름 출하량이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그나마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포장재용 필름 수요가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 4월 증설을 통해 현재 연산 14만톤 베이스 필름 생산 능력을 확보한데 이어 내년 3월까지 16만톤 규모로 늘리는 투자를 진행 중이다. IT 부품용 필름을 합쳐 총 1500억원을 들이는 대규모 투자다.
도레이첨단소재 관계자는 “근래 경기 악화로 필름 시장이 정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선 예정했던 증설 투자를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IT용 필름을 산업용으로 많이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 역시 기존 연산 11만톤 규모였던 베이스 필름 생산 능력을 늘리기로 하고, 현재 1만5000톤 규모 추가 증설 라인을 구축 중이다. 이밖에 최근 소재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롯데그룹 호남석유화학도 현재 울산 사업장에 연산 2만톤 규모 PET 필름 신규 라인 투자를 진행중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