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스마트폰 +α전쟁 <중>이머징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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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단계에 들어서 이젠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기 힘들어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일(현지시각) 애플 차세대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하면 곧바로 매장으로 달려가겠다던 고객들이 이번에는 일단 지켜보자는 자세라고 전했다. ‘아이폰4’ 이후 완전히 파격적인 디자인과 기능이 나오기 힘들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본질적인 이유는 미국 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이미 크게 늘어 폭발적인 신규 수요창출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α전쟁의 다른 관전포인트는 신흥시장(이머징마켓) 개척이다. 성숙기에 접어든 미국·유럽·한국보다 중국·인도 등 이머징마켓이 승부를 가르는 전장이 될 전망이다.

 한국·미국·영국 등은 이미 스마트폰 이용자가 50%에 육박했다. 얼리어답터에 이어 일반 대중들도 대부분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신규 고객증가 속도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애플의 전략도 바뀌고 있다. 그동안 후순위에 밀려 있던 이머징마켓을 정조준했다. 첫 번째 타깃은 북미·유럽과 함께 세계 3대 시장으로 불리는 중국이다. 차세대 아이폰부터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에도 공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2위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에만 공급하던 정책을 바꾼 것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3위를 달리고 있는 애플이 차이나모바일 후광을 업고 선두까지 노려보겠다는 포석이다. 값비싼 아이폰4를 대체할 중저가 아이폰이 출시되면 파죽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노키아 26.6%, 삼성전자 25.5%, 애플 21.1%로 박빙의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다.

 윤정호 로아컨설팅 이사는 “중국은 아직 3세대(G) 이동통신망이 완비되지 않아 스마트폰 사용자가 전체 휴대폰 이용자의 10%를 넘지 않은 상황”이라며 “북미와 유럽에서 1, 2위를 주고받는 삼성과 애플의 향후 승부는 폭발적으로 성장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휴대폰 이용자 6억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통신시장인 인도 역시 격전지다. 인도는 올해부터 3G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스마트폰 도입 원년을 맞았다. IDC는 인도에서는 2015년까지 8억1500만대 스마트폰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수요는 미미하지만 거대 시장을 놓고 초창기 선점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IDC에 따르면 현재 휴대폰 전체 시장점유율은 피처폰 판매가 많은 노키아(46%)와 삼성전자(21%)가 주도하고 있다. 애플은 3G망 미비로 겨우 2.6%에 불과하다.

 신동형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중국·인도시장 공략 경쟁이 가열되면서 저가시장의 급속한 확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달 ‘150~200달러(약21만원) 스마트폰 시장 선점’ 전략을 공식화하고 갤럭시Y·웨이브Y를 비롯한 다양한 모델을 공개했다. LG전자도 대폭 가격을 낮춘 보급형 스마트폰을 포함한 ‘고객 맞춤형 스마트폰’을 연내 10여종 내놓을 계획이다.

 전종홍 ETRI 연구원은 “중국·인도 등 중저가 이머징 마켓에는 차이완 업체들이 저가 제품을 무기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자료 : GfK, 2011년 6월·매출 기준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