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넥스텔이 회사 사활을 걸고 애플 아이폰 공급에 나선다. 스프린트는 향후 4년간 새로운 동력이 될 애플 아이폰 3050만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익이 날지 불투명하며 스프린트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8월 댄 헤세 스프린트넥스텔 CEO가 애플과 아이폰 3050만대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이사회에 공식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억달러의 자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큰 투자다. 헤세 CEO는 올해 초부터 스프린트가 부진한 것은 아이폰을 공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그는 “2014년까지는 회사 경영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하지만 애플 제품은 회사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프린트 이사회는 이 안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에 집중하는 것 외에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을 두고 ‘스프린트를 걸었다’고 평했다. 만약 아이폰 판매에 성공할 경우 그간 부진을 털어낼 수 있는 것은 물론 버라이즌 등 업계 선두주자를 따라잡을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하면 아이폰 구매비용인 200억달러는 고스란히 적자로 잡힌다. 스프린트는 이미 통신망 업그레이드와 부채 상환 등으로 많은 비용을 썼다. 게다가 이미 아이폰을 공급하고 있는 버라이즌, AT&T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대당 500달러 이상을 보조금으로 지급해야 해 ‘밑지는 장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프린트는 애플과 약속한 아이폰 구매 수량을 다 소화하려면 가입자 수를 2배로 늘리거나 지금 현재 스프린트 이용자 대부분을 아이폰 사용자로 전환시켜야 한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통해 기존 이통사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 뉴스가 보도되자 스프린트 주가는 3일(현지시각) 장중 7%가량이 빠지기도 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