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외환M뱅크’에는 다른 앱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서비스가 하나 있다. 국외 외환 송금과 외환 매매 거래 기능이다. 외국에 나간 가족이나 친지에게 급하게 돈을 보내야 할 때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외국환으로 바로 송금할 수 있다. 또 ‘스마트환전’ 앱을 활용하면 매일 바뀌는 환율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점 방문이 필요 없는 환전 서비스도 제공한다.
외환은행은 이처럼 특화된 서비스로 스마트금융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비즈니스부가 있다. 비대면 채널 거래량 급증에 따른 새로운 서비스 개발은 이들의 주요 업무다.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외환은행도 스마트폰 활용 방안에 관심이 높다.
“예금 조회·신규·해지나 펀드 환매 등 다른 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 대부분을 제공합니다. 문제는 특화 서비스입니다. 차별화 전략이 있어야만 고객이 움직이니까요.”
이용식 차장(46)의 설명이다. 이들은 차별화 전략으로 외국인 고객에 주목했다.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는 약 100만명. 이 가운데 약 80%가 중국,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권에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은행은 이들을 위한 스마트폰 활용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자국에 남은 가족에게 돈을 부치기 위해 은행을 찾는 이들만 해도 제법 큰 수요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외환은행은 이미 2004년부터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코리안드림폰’이 그것이다. 6개 국어를 제공하는 등 당시 혁신적인 기능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경험을 살려 스마트폰 특성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특히 아시아권 근로자 중에는 영어 사용을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 각국 언어로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 앱은 내년 1월 선보일 예정이다.
이비즈니스부는 기업 고객 대상 서비스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수출입을 주력으로 삼는 기업 역시 이들의 주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고객관계관리(CRM), 기업간 거래(B2B) 결제 서비스 등은 이비즈니스부가 제공하는 중요한 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최근 근거리무선통신(NFC), N스크린 등에도 주목하고 있다. 오픈뱅킹이 주요 관심거리다. 박영현 차장(49)은 “은행 시스템은 지금까지 폐쇄적인 측면이 있었다”면서 “그런 방식으로 더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은행 특성상 다소 보수적인 면이 있지만, 적극적인 준비 없이는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금융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접목하는 다른 은행의 시도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차장은 “최근 분위기는 과거 PC 통신에서 인터넷으로 전환될 때와 유사하다”며 “스마트폰이 뱅킹 서비스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표> 외환은행 이비즈니스부 현황
(자료 : 외환은행)
<인터뷰> 유선무 외환은행 이비즈니스부장
“불과 2년입니다. 그 사이 스마트폰 기반 뱅킹 서비스는 인터넷뱅킹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유선무 외환은행 이비즈니스부장(52)은 최근 금융권에도 ‘모바일 혁명’이라고 부를 만큼 광범위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고민도 더욱 깊어졌다는 것이 유 부장의 설명이다. 변화는 동시에 기회를 주기도 하지만,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유 부장은 대응방안으로 해외 시장을 주목했다. 그는 “해외 시장은 아직 무주공산(無主空山)”이라며 “의미 있는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을 위한 맞춤형 뱅킹 서비스를 통해 다른 은행이 제공하지 못하는 특화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테면 스마트폰을 활용해 국내외 어디서나 자금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 등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유 부장은 “스마트폰은 지금 드러난 것보다 수백 배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며 “스마트폰을 마치 하나의 지점처럼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내놓아 스마트금융 시대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