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발생하는 희소금속 스크랩의 해외 유출(수출)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니켈·마그네슘·코발트·텅스텐 등 주요 희소금속 스크랩 수출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니켈은 2009년 약 9241톤 수출됐으나 지난해 1만7460톤가량 해외로 빠져나갔고 코발트는 2009년 364톤에서 지난해 547톤으로 수출량이 부쩍 늘어났다. 몰리브덴 또한 2009년 434톤이었던 수출량이 지난해 647톤으로 늘어났다.
텅스텐·티타늄 등 다른 희소금속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이들 희소금속 스크랩의 수출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도시광산 등 자원 재활용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실제 해외로 빠져나가는 희소금속 양이 늘어나는 것은 희소금속 회수 기술 미흡이 가장 큰 요인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해외로 가장 많이 수출된 니켈 스크랩은 니켈합금 스크랩 재활용 기술이 없고 분리정제 기술마저 취약한 상황이다.
원유를 정제한 뒤 발생하는 폐촉매에 함유된 다량의 몰리브덴 또한 회수 및 재활용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티타늄도 일부만 재활용되고 있으며 탄탈 또한 제조공정 이외 제품에 함유된 것은 전량 해외로 반출되고 있다.
이와 함께 부산물 등에서 함유된 희소금속 자원의 정량 및 회수량을 파악할 수 있는 표준화된 샘플링·함량분석 기법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거래 당사자 간 분쟁 소지가 많고, 거래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면 부산물 취급자들은 국내보다 가격이 좋은 중국 등 해외로 판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정형화된 거래 체계가 없어, 도시광산 자원이 불공정거래나 암거래를 통해 해외로 유출되는 것도 다반사다.
강홍윤 생산기술연구원 자원순환기술지원센터장 “희소금속 스크랩 수출 증가가 문제가 되는 것은 희소금속이 함유된 부산물이나 스크랩이 일본 등 선진국에 낮은 가격으로 수출된 후, 비싼 가격의 고순도 금속이나 공업원료로 재수입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센터장은 “희소금속 분리정제 기술과 함께 희소금속의 소비, 회수, 수출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세밀한 통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