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이 리튬이온전지 생산의 무게 중심을 중국으로 옮긴다. 한국세에 밀린 제품 경쟁력에 엔고 부담까지 겹친 이중고를 타개하려는 조치다. 반도체와 LCD에 이어 리튬이온전지까지 한국에 밀린 일본 전자업계의 속이 갈수록 타들어가는 대목이다.
니혼게이자이는 29일 파나소닉의 리튬이온전지 사업 개편 방안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자회사 산요를 포함해 8곳의 일본 내 리튬이온전지 생산 거점을 내년 말까지 4곳으로 줄인다. 이미 오사카 인근 모리구치 공장과 스모토 공장은 생산 감소에 들어갔다. 교토 공장과 와카야마 공장도 정리 대상이다.
2010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스미노에 공장의 증설 계획도 백지화했다. 스미노에 공장은 당초 1000억엔(약 1조538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는데 이번 개편으로 400억엔(약 6150억원)의 비용이 절감된다.
파나소닉은 줄어든 물량을 중국에서 채울 방침이다. 파나소닉은 우시와 베이징에 리튬이온전지 공장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550억엔(약 8460억원)을 들여 중국 현지 공장 설비를 확대한다. 쑤저우에도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공장을 건설 중이다.
파나소닉의 리튬이온전지 중국 생산량은 현재 전체 물량의 1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지만 3∼4년 내에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중국 생산 증가로 약 30%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한다.
파나소닉이 중국 이전을 추진하는 리튬이온전지는 휴대폰이나 노트북용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는 기술 유출 방지 때문에 전량 일본 내 생산 원칙을 고수한다.
파나소닉의 리튬이온전지 매출은 3000억엔(약 4조6150억원) 수준이다. 2008년 초만 해도 세계 시장 점유율은 30%를 웃돌아 2위 그룹인 삼성SDI와 소니를 두 배 이상 앞질렀다. 이후 삼성SDI가 급성장, 올해 들어 순위를 역전했다.
올해 1분기 세계 시장점유율은 삼성SDI가 21%, 파나소닉이 19.8%다. LG화학도 2008년 4분기부터 지속 성장, 시장점유율을 16.6%까지 올렸다. 3년 전까지 2위이던 소니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