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 다시 시작이다]⑤IT서비스 생태계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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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국회에서 열린 IT서비스 미래전략 세미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글로벌 100대 IT서비스 기업 현황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IT서비스 시장 규모는 8500억달러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IT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1.7%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IT서비스 100대 기업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은 삼성SDS와 LG CNS, SK C&C 3개뿐이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49개와 16개, 프랑스와 독일, 인도는 각각 5개 기업이 글로벌 IT서비스 100대 기업 리스트에 등재돼 있다. 이는 우리나라 IT서비스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이 낮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여지가 충분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우리나라 IT서비스가 글로벌 IT서비스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글로벌 경쟁력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나라 IT서비스 시장은 포화 상태다. 제한된 시장에서 IT서비스기업 간 과당경쟁은 여전하고, 이는 개별 IT서비스기업의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IT서비스를 둘러싼 규제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IT서비스 생태계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도모하는 것 자체가 요원하다는 지적이 IT서비스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IT서비스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생태계의 일대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IT서비스 생태계 혁신은 시장 참여자인 정부와 IT서비스기업의 몫이다. IT서비스는 정부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정부는 전체 IT서비스 수요의 20%를 차지하는 거대 수요자다.

 발주자인 정부와 수주자인 IT서비스기업의 관계는 수직적 관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정부는 또 IT서비스 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를 마련, 정책 주체로서 IT서비스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IT서비스 계약·거래 제도와 정책은 IT서비스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례로 매출 규모에 따른 대기업 입찰 참여제한제도는 발주자의 IT서비스기업 선택권을 좌우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SW 분리발주는 IT서비스기업이 SW를 선택하는 것에 영향을 주고 있다. IT서비스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전한 IT서비스 생태계 구현을 위해 정부 역할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수요자로서 정부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는 전체 IT서비스 시장 수요의 20%를 차지하는 정부가 IT서비스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평가나 다름없다.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는 “정부는 가격으로만 평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방식을 당장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IT서비스에 합리적 대가를 지불,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지는 못할망정 저가·출혈 경쟁을 조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태명 교수는 “정부가 IT서비스에 합리적 대가를 지불하는 등 건전한 시장 경쟁을 선도하면 민간은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IT서비스 대가 체계 개선도 시급한 과제다. 서비스 수준이 아닌 투입된 인력 수를 기준으로 하는 대가 체계와 등급별 단일 단가 제도는 IT서비스기업의 생산성을 훼손하는 핵심 요인이다. 이와 함께 정책 주체로서 정부가 자율적인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기존 기업 매출 규모에 따른 시장 진입 규제가 아닌 수행 능력에 따라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IT서비스 기업 또한 선진화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당장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창조에 대한 주문이 적지않다. 기존 일류기업 캐치업(Catch-up)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즉 우리만의 강점을 특화하는 전략을 구사, 한국적 고유 모델을 통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변화를 본격화하고 궁극적으로 IT서비스 게임의 룰과 경쟁 방식을 변화시켜야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발 역량과 품질, 생산성 등 일하는 방식의 선진화, 시스템통합(SI) 중심에서 컨설팅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영역으로 전환과 고객 제안형 사업을 통한 신규 사업 확대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금융과 전자정부, 의료, 제조 등 전문화를 통한 차별화는 선진화의 필수조건이다. 이와 함께 기업 협업 체계도 건전한 IT서비스 생태계 구현을 위해 간과할 수 없는 핵심 요소다. 기업 간 협업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거나 기술 변화 및 난이도가 높은 하이테크산업일수록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합작과 제휴,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외부 역량 조달과 활용은 선택이 아닌 시대적 요구라는 지적이다. IT서비스기업 최고경영자(CEO)는 M&A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오경수 롯데정보통신·현대정보기술 대표는 “인수합병이 제대로 이뤄지면 (인수된) 중소기업은 또 다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요 IT 품목 글로벌 시장 점유율 현황

자료: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글로벌 100대 IT서비스 기업 현황

자료:I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