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시중은행장과 긴급 간담회를 연다. 김 위원장이 은행장 대상 간담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외환건전성 제고, 가계부채, 중소기업 대출 등에 대해 가시적인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9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18개 은행장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위험국면에 들어선 세계경제상황에 대한 은행권의 준비 상황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은행들이 외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도록 독려할 전망이다. 특히 외환 차입선 다변화와 커미티드 라인(마이너스 통장 성격의 외화차입선) 확보에 주력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은행은 8월말 현재 34억6900만달러 규모 커미티드 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5억~10억달러 규모 글로벌 본드 발행에 난항을 겪고, 하나은행도 9월 중순 만기가 돌아온 4억달러 후순위채권을 차환하기 위해 새로운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려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자금 부족으로 중소기업이나 가계가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한 대책을 시중은행들에 주문할 계획이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지난주부터 외화 확보를 이유로 중소기업 대상 외화 대출을 일시 중단하려는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는 시중은행 외화담당 부행장급 임원을 불러 중소기업에 대한 외화대출에 신경 써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일시상환, 변동금리 위주인 현행 가계대출 구조의 질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장은 “갑자기 간담회가 잡혔다는 보고를 받아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전달받지 못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금융권의 대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