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만들었는데 언제, 얼마에 팔아야 할지 모른다. 이런 황당한 제품이 있다. 4세대(G)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는 어제 ‘갤럭시S2 LTE’와 ‘갤럭시S2 HD LTE’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출고 가격을 각각 85만8000원, 90만원 안팎으로 정했지만 실구매가를 정하지 못했다. 지난 21일 ‘레이더4G’를 공개한 대만 HTC도, 다음 달 공개할 LG전자, 팬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부가 요금제 인가를 지연한 탓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월 3만5000원부터 시작한 SK텔레콤 LTE 요금제에 퇴짜를 놨다. 기존 3G 요금제보다 높다는 이유다. 소비자에게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하도록 하려는 방통위 입장을 이해한다. 또 통신사업자 반발에도 통신료 인하를 관철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더욱이 지금은 국정감사기간이다. 통신료 1000원 인하로 생색을 낸 정치인들이 또다시 LTE 요금제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지길 방통위는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LTE는 통신망을 새로 구축한 서비스다. 종전 요금제와 단순 비교할 수 없다. 요금제가 비싸 대중화가 더딜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사업자가 감당할 몫이다. 소비자가 꺼리면 그 피해가 사업자에게 간다. 의도적으로 4G 대중화를 꺼린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사업자 뜻대로 놔두는 게 합리적이다. 나중에 요금을 더 올리겠다면 막아야 하지만 처음부터 막을 일이 아니다.
LTE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지 석 달에 가깝다. 이제야 단말기가 나왔는데 방통위는 결코 비싸지 않다는 사업자 주장을 막기만 할 뿐 대안도 내놓지 못한다. 이렇게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사이 애플 ‘아이폰5’가 다음 주 나온다. 아이폰쇼크가 곧 3년째로 접어든다. 정부 문제가 과연 뭐였는지 짐작하게 하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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