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금융 현장을 찾아서] <9> IBK기업은행 멀티채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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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 기업은행 멀티채널부 직원들이 포터블 IBK 모바일 웹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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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서울역 광장. 공중전화 부스를 은행 점포로 고친 기업은행 ‘길거리 점포’가 첫선을 보였다. 기업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점포 수가 적은 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 내부에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공중전화, 자동심장충격기(AED) 등을 비치했다. AED는 심장마비 환자에게 전기 충격을 줘 심장을 소생시키는 장치다. 한 대 가격은 약 300만원. 조준희 행장은 장비 사용법을 듣는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AED까지 설치한 까닭을 묻자 “은행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수익 창출도 중요하지만, 공적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는 의미다.

 길거리 점포는 최근 기업은행의 전략을 그대로 보여준다. 약점은 강점으로 승화시키고, 사회적 책임에도 힘을 쏟자는 것이 기업은행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스마트금융 전략도 마찬가지다. 멀티채널부는 기업은행 스마트금융 분야를 개척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았다. 이들이 내놓은 ‘IBK 온뱅크(On-Bank)’ 서비스나 ‘스마트알림’ 애플리케이션(앱) 등은 금융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며 선전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고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다른 은행보다 개인 고객이 적다는 약점은 최우선 해결 과제였다.

 계기는 사고의 전환을 통해 찾아왔다. 점포가 적다면 직접 찾아가자는 생각이 그것이다. 멀티채널부에서는 직접 이동식 단말기 제작에 나섰다.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대출·예금·카드·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개별 팀원에게도 아이템별로 임무를 부여, 업무를 주도하도록 했다. 1주일에 한 번씩 여는 정기회의 외에도 직원들은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새로운 의견은 즉시 반영, 완성도를 높였다.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확산되자 변화가 따라왔다. 야심작인 온뱅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꾸준히 늘었다. 온라인신용대출서비스는 출시 1년 만에 대출액이 110억원을 훌쩍 넘겼다. 대형마트·편의점·우정사업본부 등과 제휴해 ATM 서비스망도 1만3000여대로 확장했다. 남승진 대리(30)는 “다른 은행보다 점포가 적다는 약점이 외려 기동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모바일뱅킹도 순항 중이다. 개인 자영업자에게 고객·매출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숍리포트’나 입출금 거래 명세를 무료로 제공하는 ‘스마트알림’ 앱은 다른 은행에서 볼 수 없는 기능으로 주목받는다. 정순모 과장(36)은 “기존 방식을 병행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내달에는 통합 플랫폼을 지향하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고객을 위한 종합자금관리서비스(CMS)에도 스마트금융에서 얻은 비법을 적용했다. 이은석 팀장(46)은 “대면 채널과 비대면 채널이 융합하는 흐름에 발맞춰, 거래 고객이 새로운 비대면 채널로 유입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멀티채널부는 고졸 직원 채용, 일자리 창출 등 기업은행이 주목하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가치를 비대면 채널 서비스에도 녹아들도록 노력하고 있다. 손인표 팀장(45)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면 항상 사회적 책임이나 사회 공헌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도 고려한다”며 “비대면 채널 선도 은행 위상 확보와 동시에 모든 고객을 배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표> IBK기업은행 멀티채널부 현황

 <인터뷰> 김영찬 IBK기업은행 멀티채널부 부장

 “딱 반걸음 앞서야 합니다. 두 걸음 먼저 가면 고객이 따라오기 어려우니까요.”

 김영찬 IBK기업은행 멀티채널부장(51)은 스마트금융 시대를 대비하는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거리 곳곳에 무선인터넷이 깔리고 통신 속도가 빨라지며,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기기가 속속 등장하는 요즘. ‘최신’을 추구하고 싶은 유혹도 있을 터. 하지만 김 부장은 단호했다.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고객으로부터 외면받는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기업은행이 선보이는 스마트금융 서비스에도 이 같은 고객 중심 철학이 녹아있다. ‘우리가 가장 최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슬로건보다 ‘우리가 고객의 마음을 가장 잘 안다’는 속마음을 중심에 뒀다. 기업은행만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기보다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내놓아야 비로소 ‘성공했다’고 자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사회적 책임에도 주목했다. 융합 시대에 발맞춰 금융-기부, 사회공헌-통신 등이 결합한 상품을 속속 내놓을 계획이다. 그는 “상상 이상으로 스마트금융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멀티채널부가 내놓는 각종 서비스가 단순한 이익 추구를 넘어 사회적 책임에도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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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규기자 k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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