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해외기업 유치, 그리고 사업 인허가·민원 문제 해결이 관건입니다.”
이임택 한국풍력산업협회 회장은 우리나라가 풍력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특히 우수한 기술을 가진 해외 풍력업체가 국내에 들어와 서로 협력·경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울타리를 쳐 놓은 상태에서 우리끼리 성공해봐야 결국 해외 진출은 어렵다”며 “외국 업체를 유치해 선진 기술을 배워야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외국 코치를 통해 우수한 기술을 배워 세계적인 선수가 된 것이 비슷한 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런 면에서 중국의 전략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중국은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습니다. 방대한 시장을 바탕으로 세계 유수 업체를 유치하고 동시에 독자적인 자국 기업을 육성한 결과입니다. 이를 본보기 삼아 지혜를 모은다면 우리도 충분히 잘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상풍력 분야에서는 세계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기술수준 제고와 더불어 원활한 인허가·민원 문제 처리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아직 육상에도 풍력발전 사업에 적합한 부지가 많지만 산림청 등의 규제에 막혀 추진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풍수 지리적 개념 때문에 사업 수행이 어려워져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실제로 일부 산지에서는 이 같은 문제로 주민들이 반발해 사업이 중단되는 사례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적인 홍보와 호응, 의식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영역인 해상풍력에서 우리나라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선택과 집중’을 꼽았다. 우리 기술로 힘든 부분까지 추진하다가 유지·보수 면에서 문제가 생기면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 해상풍력발전단지 ‘알파벤투스’에서 일부 풍력발전기 부품에 문제가 생겨 교체에 큰 비용이 들었던 사례를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전체가 아닌, 정부·기업이 쌓은 기술과 경험으로 자신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실적을 쌓는 방안도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며 “특히 국내 중전기 업체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80~85%까지는 국산화·신뢰도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효과적인 방법을 통해 지속 노력을 기울이면 우리나라가 5년 내에 명실상부한 풍력강국으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설비용량 면에서는 세계 29위에 불과하지만, 내로라하는 조선업체들이 풍력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이미 세계 풍력업계는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 풍력업계는 한국 업체가 미래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향후 5년 내 우리나라 기업이 해상풍력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업체로 선정되기를 기대합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