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DNA, 직원들이 만든다.’
LG전자가 경영진 주도의 기업문화가 아닌 사원·대리·과장급 직원이 중심이 되는 ‘풀뿌리 기업문화’ 조성에 나서고 있다. 구본준 부회장이 ‘독한LG’를 주문하며 ‘빠르고 강하고 스마트한’ DNA를 조직에 심겠다는 의지인데, 이를 위해 스마트한 업무 문화를 실제 업무 현장에 정착하도록 사원급 직원까지 직접 나선 것이다.
LG전자는 사원협의체 ‘주니어 보드’를 통해 △간결한 보고 △정시 퇴근 △휴가 활성화 △특근 효율화 △경영진과 소통 활성화 등 똘똘하게 일할 수 있는 5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전사 캠페인으로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똘똘한 일터 문화’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일에 집중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문화를 뜻한다. 주니어 보드는 그동안 과장급 이하 직원들의 요구와 불만사항 등을 윗선에 전달하는 역할 위주였으나, 기업 조직문화 변화와 형성에 직원들이 스스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스마트워크 환경 조성을 위해 모든 보고문서는 5장을 넘지 않게 간결화하고, 첨부된 문서를 포함해도 10장을 넘지 않아야 한다. 보고서에는 업무 결과 진척도를 표현하기 위해 신호등 표시를 제외한 색깔 사용도 금지된다.
각 부서에서는 모든 부서원이 정시 퇴근하는 날을 늘려갈 수 있도록 ‘정시 퇴근 선택제’를 도입한다. 8시 출근인 MC사업본부는 저녁 5시, 다른 사업본부는 전 부서원이 개별적으로 최소 주 1회 6시 퇴근을 실시하도록 조직 책임자 주관으로 추진한다.
자율적인 휴가 사용 문화를 활성화하는 방안들도 마련됐다. 본인과 가족의 경조사 때 휴가를 사용하고 연휴에는 추가로 연차 휴가를 사용하도록 주니어 보드가 주도한다.
부득이한 휴일 근무는 집중해서 일하고 일찍 마칠 수 있도록 ‘휴일 반일 특근제도’를 도입한다. 휴일 특근 시 상대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직원 의견에 따라 집중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위해 마련됐다.
구 부회장은 최근 주니어 보드와 간담회를 갖고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앞으로 사업장 방문 때 마다 구성원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