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폭스콘 CEO `삼성은 일본 기업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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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폭스콘 CEO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터무니없는 특혜 지원설까지 제기하며 한국 삼성을 ‘일본기업의 적’으로 몰아갔다. 엔고로 해외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는 일본 전자업체의 물량을 따내려는 얄팍한 상술로 풀이된다.

 닛케이일렉트로닉스는 21일 대만 폭스콘 CEO인 궈타이밍(郭台銘) 회장과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궈 회장은 과거 일본에서 폭스콘을 경쟁상대로 여기는 시각이 많았다는 질문에 “우리는 의심할 여지없이 일본 기업의 우군”이라며 “적은 일본의 남쪽(대만)이 아니라 서쪽(한국)에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일본과 대만의 ‘공공의 적’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우리와 달리 삼성은 자체 브랜드를 달고 일본 기업과 경쟁한다”며 “삼성은 (우리도 진출한) LCD 시장에서도 일본을 앞질렀다”고 에둘러 긍정했다.

 궈 회장은 ‘삼성의 경쟁력 이면에는 한국 정부의 지원이 있다’고 발언, 파문을 예고했다. 그는 “삼성과 경쟁관계인 LG가 삼성코닝정밀유리의 LCD 유리를 사주는 이유는 한국 정부 압력 때문”이라며 “이러한 수직적 공급망 경쟁력이 지금의 삼성을 만들었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궈타이밍 회장 발언의 속내는 일본 전자기업을 향한 러브콜로 보인다. 최근의 엔고로 일본 기업은 자국 내 생산을 줄이고 해외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속속 밝혔다. 폭스콘의 주력은 고객의 의뢰를 받아 제품을 만들어주는 전자제품수탁생산(EMS)이다.

 이를 증명하듯 궈 회장은 “우리는 일본 TV 업체가 살아남기 위해 기술과 고객 지원 등 모든 면에서 공헌하길 바란다”라며 “우리를 적으로 돌리고 웃음 지을 기업은 삼성과 LG”라고 발언했다.

 폭스콘은 2010년 기준 매출 125조원이 넘는 대만 최대 전자업체다. 2016년까지 매출을 27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궈타이밍 회장은 공식 석상에 거의 얼굴을 비치지 않는 은둔형 경영자다. 닛케이일렉트로닉스와는 이례적으로 지난 2006년에 이어 두 번째 인터뷰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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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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