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한 가지 품목에 집중하는 것이 소재업체의 미덕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시대 변화가 너무 빠르고, 폐기되는 기술과 제품도 많죠. 도태되지 않으려면 변화의 흐름에 맞춰 사업을 다변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조재형 코이즈 사장(50)이 말하는 중소 소재기업이 살아남는 전략의 핵심이다. 이런 전략은 알고 계획할 수는 있지만 실행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한다. 제한된 자원과 인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시장 트렌드를 미리 읽고 여러 사업을 미리 준비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어설픈 전략으로 여러 사업을 벌이다보면 오히려 위험해질 수도 있다.
그는 중소기업 사장들이 처한 이 딜레마를 ‘줄타기’에 비유했다.
“성장과 안정이라는 두 갈림길에서 중소기업 사장은 균형을 잘 잡아야 합니다. 너무 성장에만 매달려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고, 너무 보수적으로 움직이면 트렌드에 뒤처져 망할 수 있죠. 중소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항상 외줄 위에 서 있는 느낌이에요.”
그러나 마치 그의 말이 엄살처럼 들릴 정도로 코이즈는 중소 소재업체로는 드물게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LCD용 보호필름·광학필름·도광판 세 사업을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불과 창업 5년 만에 이룩한 성과다.
특히 도광판은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이다. 코이즈는 세계 최초로 도광판에 양면 압출 패터닝 기술을 적용해 도광판을 양산한 기업이다. LCD패널업체들이 점차 얇은 제품을 개발하고 있어 양면 압출 패터닝 도광판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코이즈는 노트북용 LCD에 양면 압출 패터닝 도광판을 공급했으며, 모니터 및 소형 TV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LCD 두께가 얇아질수록 여러 광학필름들이 융·복합화되고, 일부 소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겁니다. 대신 도광판이 여러 광학 필름의 기능을 흡수하면서 더욱 중요해 지겠죠. 양면 압출 패터닝 도광판은 바로 이런 트렌드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제품입니다.”
최근 TV 및 PC 등 전방시장의 침체로 LCD 업황이 나빠지면서 코이즈도 점차 타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코이즈는 오히려 연초 세운 목표보다 훨씬 많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죠. 남들처럼 경영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LCD 업황이 좋지 않지만, 지금 준비만 잘 한다면 나중에 오히려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이즈가 LCD 광학 부품소재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겁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사진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