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업체와 가상화업체 간 밀월관계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단순히 솔루션만 제공하고 상호 호환성만 따지던 기존 수준에서 벗어나 제품기획 및 개발단계부터 능동적으로 협력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토리지와 가상화업체들이 최근 화두가 된 가상화와 클라우드컴퓨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 요구에 대응하려면 두 업계 간 시너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스토리지 가상화의 초점이 확장성, 관리 효율성 등에서 최근 통합 및 자동화로 바뀐 것도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시장조사업체 IDC 역시 클라우드 환경에서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업체 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EMC와 VM웨어다. EMC는 가상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VM웨어를 인수했다. EMC는 VM웨어 인수 이후 VM웨어 가상화 솔루션에 최적화된 스토리지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개발했다. VM웨어 솔루션을 클라우드컴퓨팅의 필수 운용체계(OS)로 육성한다는 전략도 내놨다.
경쟁사들도 앞다퉈 가상화업체와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는 VM웨어와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방침이다. 내년에 기존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VM웨어 가상화 솔루션을 지원하는 유니파이드 컴퓨트 플랫폼(UCP)을 선보일 계획이다. UCP는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통합 제공하는 통합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델도 이런 흐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2년 전 이퀄로직을 인수하면서 스토리지사업 강화에 나선 델 역시 VM웨어와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최근 발표한 ‘이퀄로직 스토리지 솔루션’은 양사 기술 제휴 결과물이다. 이퀄로직 솔루션은 VM웨어 ‘v스피어 5’의 다양한 기능을 포함한다. 델은 이달 초 진행된 ‘VM월드 2011’에서 향후 제공할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VM웨어 플랫폼을 채택할 것을 선언했다.
넷앱은 VM웨어, 시트릭스, 마이크로소프트 모두와 전략 제휴를 맺었다. 이 회사는 VCE연합(VM웨어, 시스코, EMC)의 V블록에 대응하는 플렉스포드(VM웨어, 시스코, 넷앱) 플랫폼으로 가상화 환경을 지원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하이퍼-V 클라우드 패스트 트랙 프로그램’ 협력체에 가세해 기업 클라우드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넷앱의 향후 목표는 VM웨어 ‘v스피어’와 연계해 기업의 1차 업무를 위한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김성태 한국넷앱 부장은 “기존까지 스토리지 가상화 목표는 관리 효율성에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가상화가 핵심 업무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여서 화학적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스토리지와 가상화업체의 연대 강화는 보편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