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20일(화) 밤 11시 20분
EBS ‘하나뿐인 지구-누에가 사라지면 안 되는 몇가지 이유’ 주인공은 누에다.
누에는 대표적인 가축으로 더 이상 야생에서는 살지 못한다. 5000년 이상 인간과 함께 살아왔기 때문이다. 누에는 7주를 살며, 네 번 탈피를 한다. 자신의 몸보다 4배 가까운 양의 뽕잎을 먹고 먹지 않을 때는 잠을 잔다. 누에가 가장 성장한 5령을 지나면 생애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오줌 한 방울을 눈다. 그리고 바로 고치를 짓기 시작한다.
누에가 만들어 낸 명주실로 옷을 짜면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오래 전부터 인기 있는 천이었다. 천충(天蟲, 하늘의 벌레)으로도 불렸다.
최근에는 첨단 산업 소재로 누에가 쓰인다. 실크단백질을 이용해서 인공고막을 개발하고 동충하초도 만들어냈다. 한마디로 인간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 누에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지고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중국의 값싼 원사가 전 세계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에서 밀려 누에 농장이 상당수 문을 닫았다.
또 다른 이유는 환경오염이다. 누에는 바람에 날아온 농약에 스치기만 해도 죽을 만큼 오염에 취약하다. 하지만 점점 환경오염이 심해져서 농가에서는 누에 종자를 얻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농촌진흥청에서 보급하는 멸균된 종자로만 사육하고 있다. 누에 농가는 무농약 뽕잎 농사를 지어야 하고, 주변 농가와도 떨어져 있어야 하지만 점점 갈 곳을 잃어가고 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