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 오라클에 입사. 입사하자마자 올해 최고의 영업 사원으로 선정. 30세에 최연소 부사장으로 승진. 39세에 회사 창립. 10년 만에 기업 가치 20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
드라마 속 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경력의 주인공은 바로 세일즈포스닷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베니오프다. 영업 사원 출신에서 세계 최고의 혁신 기업을 만든 베니오프 CEO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맞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CEO 중 한 명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빌 게이츠 전 MS 회장 등이 지난 30년 IT 산업을 이끌어온 1세대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면, 베니오프 CEO는 마크 저커버그 페스이북 CEO 등과 함께 이들 뒤를 잇는 차세대 IT리더로 꼽히고 있다.
그는 일찌감치 기업용 패키지 SW는 사라질 것이라며 ‘SW의 종말’을 주장했다. 당시 대부분 전문가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비판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베니오프 CEO의 예측대로 시장은 움직이고 있다.
패키지 SW는 사라지고 모든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으로 이동할 것이라던 그의 주장이 퍼즐조각처럼 하나씩 맞춰지고 있다. 지금도 일부 글로벌 IT기업은 베니오프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지만 이미 대세로 자리잡은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거스르긴 힘들다.
베니오프 CEO는 장기간 글로벌 패키지 SW 업체의 눈총에도 그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강하게 관철시켜왔다. 이는 그를 ‘달변가’로 만든 배경이기도 하다.
베니오프 CEO는 요즘 주요 IT콘퍼런스의 섭외 1순위 기조연설자로 초청받고 있다. 기조연설 때마다 재치 있으면서도 날카롭게 꼬집는 듯한 말을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한 말들은 또 어록으로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끝이다’ ‘데이터센터는 필요 없다’ ‘서버 구매하는 회사는 없어질 것이다’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처럼 다소 극단적인 표현을 쓴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논리적이다. 그렇게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직접 세일즈포스닷컴의 서비스를 통해 설명해 줌으로써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그는 평소 인간관계를 중요시 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베니오프 CEO가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CEO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사람들과의 끈끈한 네트워킹 덕이다. 이미 잘 알려진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와의 특별한 관계에서 그가 얼마나 인간관계를 중시하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베니오프의 탁월한 기질을 처음부터 알아본 사람이 엘리슨 CEO다. 한때 상사였던 그를 멘토로 삼고 지금까지도 돈독한 친밀감을 보여주고 있다.
또 베니오프 CEO는 최근 세계 톱10 기부자 대열에도 합류했다. 각종 봉사 활동과 기부로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을 앞장서고 있는 등 이 시대 진정한 차세대 경영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