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공유 자유화` 독일 해적당 지방의회 입성할듯

`인터넷의 자유`를 주창하는 독일 해적당이 창당 5년 만에 처음으로 수도 베를린에서 선거를 통한 지방의회 입성을 예고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은 18일 베를린 지방선거에서 패배가 확실시됨에 따라 올 들어 지방선거 7전 전패라는 오명을 안게 될 전망이다.

독일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해적당은 이번 선거에서 9%가량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기민당의 소수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FDP)은 2% 득표에 그쳐 원내 재입성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선거법에 따르면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의석을 결정하는 제2 투표에서 5% 이상을 득표한 정당만이 비율에 따라 의석을 배정받는다.

따라서 베를린에서 해적당은 자민당을 대체하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새로운 대안 세력으로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독일 해적당은 2009년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7%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스웨덴 해적당을 모델로 2006년 불과 수십 명으로 창당했다.

해적당은 2009년 5월 독일 정부가 `아동 포르노 금지법안`을 마련하고 사민당이 아동 포르노 사이트들에 대한 봉쇄를 지지한 데 대해 사민당(SPD) 소속이었던 외르크 타우스 의원이 항의해 해적당에 입당하면서 본격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해적당은 파일 공유 등 정보의 자유와, 망중립성, 저작권 등에 대한 이슈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교육과 시민권으로 관심 범위를 넓히면서 대중성을 얻어가고 있다.

해적당 지방의원 후보인 안드레아스 바움(33)은 "젊은이들이 목소리를 낼 때가 왔다. 우리는 정부 운영에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고 또한 그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선거를 앞두고 TV 방송에서 베를린의 부채 규모와 관련 실제 630억 유로와는 거리가 있는 "수백만 유로"라고 터무니없이 대답하는 바람에 유권자들로부터 준비 부족이라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ARD 공영 방송 여론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54%가 해적당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한 것은 해적당이 기존 정당 질서를 뒤흔드는 중심 세력으로 성장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집권 기민당은 22%의 득표율로 29~31%의 득표율이 예상되는 사회민주당(SDP)에 이어 2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게이(남성 동성애자)임을 선언한 현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3선에 성공하게 된다.

올해 돌풍을 이어오고 있는 녹색당은 20% 예상득표율로 기민당을 바짝 뒤쫓고 있으며, 사민당과의 연정 파트너로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다.

자민당은 지난 4일 메클렌부르크에 이어 베를린 지방의회에서도 자리를 내줌으로써 메르켈 총리의 집권 연정의 행로에 부담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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