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큰일났습니다.”
김창곤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kLabs) 신임 원장(62)은 기자의 축하 전화에 이렇게 운을 뗐다. 케이블TV 업계가 디지털로 변화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통신 쪽은 오래 해 와서 자신이 있는데 방송 쪽은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겸양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력을 보면 디지털 전환기에 있는 케이블 업계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제4이동통신, 이동통신재판매(MVNO), 초고속 인터넷 등 통신 사업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는 케이블 업계는 방송과 통신 기술을 모두 아울러야 한다.
김 원장은 정보통신부에서 전파방송관리국장과 차관을 거쳤다. 1995년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지상파 디지털TV 표준 방식을 제정할 때는 기술심의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케이블 업계에 몸담은 적은 없다. 그가 생각하는 케이블TV 시장에 대해 물어봤다. “아직까지 업무 파악이 다 안됐지만 기술이나 콘텐츠 측면에서 굉장히 발전해 있고 회사들도 자신감에 차 있는 것으로 안다”는 답을 내놨다. 태국 통신 재벌 트루그룹에서 씨앤앰의 기술을 배워가고 CJ헬로비전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방송박람회(IBC2011)’에서 최고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상을 수상한 일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방송 환경에 대해서 “케이블TV 분야는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산업”이라면서 “인터넷이 새로운 미디어의 축으로 등장하면서 기존 방송사에도 많은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디어 전체가 흘러가는 거시적인 그림과 케이블TV 업계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그림을 그리는 역할이 kLabs에 주어져 있다”고도 했다. 앞으로 케이블 업계에 방향성을 찾아주고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시작할 일은 케이블TV 업체들이 디지털로 전환을 할 때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하면 효율적인지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다. 각 규격에 맞는 기술을 전수해주고, 투자 여력에 맞는 적당한 기술 스펙도 제안할 계획이다.
케이블 업계가 고민하고 있는 신사업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김 원장은 “신사업에 대해서는 각 기업 나름대로 생각이 있을 것”이라며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추세에서 ‘N스크린‘ 등 사업 모델을 어떻게 각 기업에 맞게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케이블TV가 가진 인프라를 이용해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일도 할 수 있는 한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