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현금보유량이 760억달러로 알려진 가운데 내년에는 이 금액의 2배인 136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지난 1995년 이후 단 한 번도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지 않은 애플이 배당금 잔치를 벌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포춘은 애플 CEO가 팀 쿡으로 바뀌면서 막대한 현금 사용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넷플릭스, ARM, RIM, 노키아 등 글로벌 IT기업을 인수하고도 현금이 150억달러 가량 남을 만큼 큰 금액이다. 하지만 애플은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직접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 올해 애플이 현금을 쓴 것이라고는 지난 6월 MS, RIM 등 5개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노텔 특허를 인수한 것이 전부다.
월스트리트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배당에 나설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CEO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케이티 허버티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배당금을 지급하고도 신사업에 투자할 금액이 충분하다”며 “스티브 잡스가 고수했던 전략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간 애플은 배당금 지급을 하지 않았다. 자사주 매입도 지난 2001년이 마지막이었다. 팀 그리스 솔라리스 에셋 매니지먼트 대표는 “미국 경기가 침체되고 전망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 현금 보유 의지가 높아졌다”며 “만약 애플 투자자들이 배당을 받는다면 다시 애플에 재투자하는 것이 자산을 불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배당에 들어가는 비용부담도 적다는 평가다. 애플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50%가 올라 현재 주당 400달러에 육박한다. 주식 수는 9억3800만주 정도다. 배당률을 1%로 적용할 경우 애플이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은 연간 37억5000만달러에 불과하다. 토리어더라지캡펀드의 라파엘 레슨스 매니저는 “불필요한 현금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것은 상식”이라며 “주주들은 4% 가량을 원하고 있지만 충분히 협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