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저치를 경신해오던 PC용 D램 가격이 오랜만에 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부터 지속됐던 하락세가 바닥에 이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14일 대만 시장조사 전문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대표적인 D램 제품인 DDR3 1Gb 128M×8 1066㎒ 9월 상반기 고정거래가격은 0.5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후반기와 같은 가격이다. 지난달 상반기 마이너스 18.67%, 하반기 마이너스 14.75% 등으로 폭락하면서 최저가로 떨어진 것에 비해 하락세는 일단 주춤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상 최저치를 벗어나지 못해 반도체 업계 불안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0.5달러대는 미세공정 전환이 늦은 대만 기업들의 생산 원가 절반 수준이다. 최근 대만 기업들이 감산에 돌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세공정에 가장 앞선다는 삼성전자도 실적악화가 불가피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심리적 마지노선에 도달했다는 인식으로 일단 하락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바닥까지 내려갔다고 확신하기는 어려워 다음 달까지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보합세를 나타낸 1Gb 제품과 달리 2Gb 256Mx8 1066㎒ 제품 고정거래가는 1.13달러로 지난달 후반기에 비해 5.04%가 떨어졌다. 지난 5월 후반기 2.13달러를 기록한 이후 5개월째 연속 하락한 것이다. D램 주력 제품이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2Gb로 교체된 만큼 사실상 주력 제품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1Gb 제품 2개를 합친 것보다 2Gb 1개 가격이 더 낮은 ‘비트 크로스’가 발생하려는 전조로 풀이된다”며 “1Gb 가격 하락폭이 워낙 크기 때문에 고정거래가에서는 아직까지 일어나지는 않았으나 현 추세라면 올해 말께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표> DDR3 1Gb 128M×8 1066㎒ 가격 변동 추이(단위 달러)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