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위기의 LCD, 탈출구를 찾아라 (중) 새 성장엔진 개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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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2분기 LG디스플레이는 영업손실 4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하지만 적자 규모는 대만 업체인 CMI(약 4850억원)의 10% 수준에 불과했다. LG디스플레이가 상대적으로 선전한 배경은 스마트패드(태블릿PC)용 패널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2분기 스마트패드용 패널 879만대를 출하, 시장 점유율 56%를 기록했다. 스마트패드용 패널 매출 비중도 처음 10%를 돌파했다. 스마트패드가 수익성을 만회하고 불황을 타개할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최근 1년 간 대형 LCD 시장에서 스마트패드용 패널은 유일하게 고속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600만대 수준이던 출하량은 올 2분기 1560만대로 2.6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LCD TV용 패널 시장은 8% 이상(5749만대→5268만대) 줄어들었다. 패널 가격 하락 및 공급 과잉 여파로 TV 등 대부분 LCD 시장이 고전했지만, 스마트패드는 지속 성장한 것이다. 스마트패드 시장은 기술력을 갖춘 업체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교훈을 상기시켰다.

 스마트패드용 패널은 중소형 LCD에서 구현하기 힘든 고해상도 및 광시야각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LG디스플레이는 2년여에 걸쳐 스마트패드에 적합한 ‘AH-IPS’ 패널 기술을 개발, 시장을 선점했다. 대만 업체인 CMI·AUO도 스마트패드 시장 진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비중은 1% 수준에 불과하다. 선발 업체와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패드용 패널은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할 만큼, LCD 업계 효자 품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해부터 준비한 차별화된 기술(AH-IPS)이 스마트패드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대세가 됐다”며 “올 2분기에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기술 격차를 기반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LCD 불황을 타개할 핵심 과제라는 지적이다. 최근 2년새 발광다이오드(LED)와 3D가 LCD TV 시장을 견인할 성장엔진으로 주목받았지만, 내·외부 변수로 동력을 상실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과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 제품은 곧 한계에 부딪쳤다.

 그 대안으로 투명 LCD,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AM OLED TV 등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LG디스플레이는 내년에 대형 AM OLED TV를 내놓기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 업체는 AM OLED TV 시제품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명 및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도 전혀 새로운 기술로 소비자 지갑을 열게 할 제품으로 가능성이 크다.

 장진 경희대 교수(정보디스플레이학과)는 “중국이 8세대 양산에 본격 나서는 등 업체별 대형 LCD 기술 격차는 2년 내에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OLED TV와 투명 및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술 경쟁력과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패드용 패널 출하량 추이 및 전망> (단위:만대, E는 전망치)

(자료:디스플레이서치)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