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 극복할 해답은 인수합병(M&A)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은 M&A가 IT 성장의 한계를 극복할 열쇠라고 지적했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Dealogic)에 따르면 2010년 글로벌 M&A 규모는 2009년 2조2000억달러에서 2조7400억달러로 늘었다. 한국도 전체 M&A 규모와 거래 건수가 늘었다. 블룸버그가 내놓은 통계를 살펴보면 2010년 한국의 전체 M&A 거래 규모는 517억4000만달러였고 거래 건수는 961건을 기록했다. 2009년에 비해 거래 규모는 약 8%, 건수로는 14%나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컨설팅 기업이 손꼽은 전략적 M&A에 성공한 국내외 기업의 사례를 통해 성공적인 M&A에 한발 더 가까이 가보자.
◇두산그룹, 성공적 M&A=글로벌컨설팅 기업이 첫손에 꼽은 국내 성공적 M&A 기업 사례는 두산그룹이다.
두산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중공업 중심 전략으로 수립하고 외환위기에 앞서 주력사업인 맥주, 음료 등을 정리했다. 여기서 나온 자금을 통해 외환위기에 맞춰 시장에 나온 알짜매물인 한국중공업, 고려산업개발, 대우종합기계 등을 인수해 종합중공업 회사의 갖췄다.
이처럼 국내 굴지의 중공업 그룹으로 자리를 잡은 두산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담수설비(두산하이드로테크놀러지), 발전소 보일러(두산밥콕), 친환경 엔진(미국 CTI)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인프라지원사업(ISB)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담수설비, 보일러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한 두산중공업은 발전 분야로 눈을 돌려 지난해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원천기술 보유 업체인 캐나다 HTC사 지분 15%를 확보했다.
또 지난 9월 터빈 제조분야 원천기술을 보유한 체코 업체 스코다파워(Skoda Power)를 인수하는 등 M&A를 통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언스트앤영은 “두산은 M&A를 통해 식품, 음료중심에서 중공업, 건설 중심으로 그룹의 포트폴리오 자체를 바꾼 사례”라며 “이를 통해 그룹 전체 매출 성장을 도모한 바람직한 M&A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같은 M&A를 통해 두산그룹은 지난해 매출 23조원을 기록하고 오는 2015년 10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액센츄어는 STX의 아커야즈 인수도 동종 분야의 경쟁자 인수로 단기간 내 빠른 성장을 도모한 사례라고 꼽았다. STX는 글로벌 톱2 크루즈선 제조사인 아커야즈를 인수함으로써 크루즈, 플랜트 등에 대한 사업역량을 확보함과 동시에 해외 조선소 및 영업인력 등의 해외사업 기반을 닦았다. STX와 사업시너지를 이루기 용이한 기업을 찾아 빠른 통합을 이뤘기 때문에 가능한 성공이었다.
◇현대차·STX 등 경쟁사 인수로 시너지 극대화=현대차의 기아차 인수도 대표적 성공사례다. 현대자동차가 기존에도 우월한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었지만 경쟁자 인수를 통해 실질적으로 마켓세터(Market setter)의 입지를 확보했다.
액센츄어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플랫폼을 공유해 개발, 구매, 생산, 산업 인프라 등 전반위 측면에서 사업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또한 국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인력확보를 통해 글로벌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태진인터내셔널·성주인터내셔널·휠라코리아도 탁월한 경영 실적을 바탕으로 다국적기업인 모(母)기업을 인수했다. M&A 전문가들이 M&A의 성공 원칙 중 하나로 강조하는 ‘현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에 주목한 경우다.
이외에도 한국석유공사가 영국의 석유 탐사 기업인 다나 페트롤리엄을 M&A한 것도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국내 공기업이 적대적 M&A 형태로 해외 기업 인수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롯데그룹 역시 해외 M&A를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롯데는 작년에만 4조원가량을 들여 말레이시아 타이탄, 중국 럭키파이 등 13개 업체를 인수했다. 일례로 롯데쇼핑 마트부문은 중국 마크로와 타임스,인도네시아 마크로를 잇따라 인수하며 해외에만 100호점이 넘어섰으며 호남석유화학은 타이탄 인수 이후 주가가 6개월 만에 2배 이상 오르며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단순히 트렌드에 의존해 M&A를 결정하거나 신중한 고려 없이 사업의 방향전환을 위해 결정한 M&A 등은 위험하다”며 “모기업과의 시너지, 정확한 타깃 분석, 문화적 배경과 적절한 인수가격 등 다양한 요인들이 신중히 결합된 판단이 M&A의 성공을 이끄는 요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표> 두산그룹 주요 M&A 내용
<자료:두산그룹>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