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인쇄회로기판(PCB) 업체들이 전방산업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3년 전부터 PCB업체들이 진행해온 원가 절감 노력과 반도체 등 고부가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덕전자·대덕GDS·인터플렉스·심텍 등 중견 PCB 업체들은 상반기 양호한 매출 성장을 기록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대덕전자와 대덕GDS는 PCB업계에서 드물게 올해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덕전자는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3019억원, 2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성장했다. 하반기에는 울트라씬(UT)-칩스케일패키지(CSP) 등 스마트폰 관련 매출이 늘면서 연간으로는 매출 6150억원, 영업이익 48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고객사들이 모바일용 시스템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플립칩(FC) 반도체 기판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대덕전자의 수혜폭은 커질 전망이다.
대덕전자 관계사인 대덕GDS는 STH·메탈 PCB·MLB·FPCB 등 성장성이 높지 않은 사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높은 원가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용 FPCB 매출이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업체는 상반기 매출 2016억원, 영업이익 14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두 배 늘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4000억원, 27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인터플렉스는 탄탄한 고객 포트폴리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업체는 삼성전자·애플·모토로라에 스마트폰용 FPCB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애플 아이폰5용 FPCB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갤럭시S2 해외 판매 확대로 관련 매출이 늘고 있다.
심텍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D램 수주량 감소 타격을 서버용 D램 PCB(RDIMM) 및 MCP 매출 확대로 상쇄하고 있다. 이 회사는 MCP 부문에서 삼성전자를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했다. 심텍은 향후 RDIMM 및 MCP를 기반으로 SSD용 PCB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심텍은 상반기 매출 3029억원, 영업이익 347억원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매출은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 감소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6348억원, 729억원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방시장 침체에 따라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중견 PCB업체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면서 “중견 PCB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향후 시장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표> 중견 PCB업체 실적 추이(단위 : 억원)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