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이 즐거워야 창의력이 발휘되고, 만나는 사람의 기분도 좋아져 연구원의 고객만족도는 배가 될 거라 믿었습니다.”
오는 9월 9일로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유태환 한국전기연구원장(63)이 지난 3년간의 경영철학을 화두로 내놨다.
유 원장은 안팎에서 연임이 거론됐다. 하지만 그는 일찌감치 연임에 뜻이 없음을 밝히고 후배에게 길을 터주었다.
“한 번 더 할 수 있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유 원장은 “3년의 활동에 만족한다. 내가 한 일은 그저 기본을 좀 더 다져놓은 것 뿐”이라며 “다른 분이 새로운 각오와 열정으로 전기연구원을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그의 임기 3년 동안 전기연구원은 한 단계 도약을 이뤘다.
CNT투명전극, 나노노광장비 등 관련 업계가 주목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기업에 이전해 산업발전에 기여했고, 우리나라 전기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험인증 분야는 전기연구원의 양대 숙원사업을 성사시켜 국제공인 시험인증기관의 위상을 확보했다. ‘세계 10번째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 가입’과 ‘4000MVA급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 착수다. STL정회원 가입은 국내 시험성적서가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다는 의미로, 우리나라 중전기기 업계의 쾌거로 꼽힌다.
유 원장은 취임 후 ‘근무하고 싶은 KERI, 만나고 싶은 KERI’라는 모토를 세우고 딱딱했던 연구 분위기를 일신했다. “웃음과 소통은 사람 사는 곳이면 꼭 필요한 요소다. 더구나 우리처럼 잘 어울려 연구해야 하는 기관에서는 직접적인 내부 발전의 동력”이라 그는 강조했다. 이어 “사람 냄새 나는,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연구원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내부 인사가 줄곳 원장을 맡아온 터라 지난 2008년 취임 당시 그를 맞이하는 안팎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유 원장은 화합을 강조하는 ‘따뜻한 리더십’으로 이를 단기간에 불식시켰다. 각종 동아리 활동과 사회봉사 등을 임직원과 함께 했다.
산업설비 현장체험 교육, 인문학 온라인 교육제도 도입 등 원내 능력개발 및 연구문화 정립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연구원의 연구 분위기에 큰 영향을 끼쳐 온 개인평가를 임무달성형 평가로 전환하는 혁신도 단행했다.
‘10대 유망전기기술 선정’ 등 중장기적으로 전기연구원이 집중해야 할 연구 방향성 정립도 놓치지 않았다. 이러한 공로로 지난 4월 ‘44회 과학의 날’에는 정부훈장 ‘혁신장(2등급)’을 수상했다. 이 상은 정부포상을 받은 전기연구원 임직원 가운데 역대 최고 등급이다.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떠납니다. 좀 더 어울리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눴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울리며 살아가는 문화, 소통의 문화를 추구하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30년 이상 전기전력분야에 몸담아온 그의 아름다운 퇴임에 전기연구원 임직원들은 아름다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