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정중 LG전자 특허센터 상무(한국라이센싱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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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특허 전쟁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R&D)이나 제품 출시와 함께 특허를 강화하려는 별도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때 입니다.”

 김정중 LG전자 특허센터 상무는 지난 1986년부터 특허업무에 종사해온 국내 대표 특허 전문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국제기구가 주관하는 특허전문가 자격 인증인 ‘CLP(Certified Licensing Professional)’ 국내 1호 취득자다. 지난 2월부터는 한국라이센싱협회장직도 맡고 있다.

 그는 “특허권을 이용한 기업간 협력과 대결은 점점 확대되는 추세”라며 “국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의 관련 대응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김 상무는 우리나라 특허 대응 능력이 아직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10년 이상 뒤쳐져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소송에 익숙하지 않은 문화적 특성에다 그동안 특허의 등록·출원 관리나 상대에 대한 방어에만 치중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꼭 모든 기업이 공세적 특허전략을 펼칠 필요는 없지만, 각 기업마다 강력한 자신만의 특허 무기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필요한 경우 맞대응할 수 있는 기반은 갖춰야 한다는 것. 로열티 수입을 얻는 것 이외에 향후 벌어질 다양한 특허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강력한 특허 무기 한 두개는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제조업 중심이어서 특허권 행사보다는 좋은 관계를 맺고 고객들에게 물건을 더 팔아야 한다는 인식이 많았다”며 “하지만 특허 공세가 강화되는 추세고, 좋은 방어를 위해서라도 보다 공세적 대응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얘기다.

 특허 관리를 기존 R&D나 마케팅 후선 업무로 보는 인식도 경계했다. R&D와 제품 기획부터 특허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김 상무는 “기획부터 특허를 같이 염두에 두다보면 꼭 제품화되지 않더라도 특허를 만들 수 있다”며 “이는 향후 제품 개발에 활용되거나 잠재적 경쟁자들을 견제할 수단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LG전자가 2002년 왕컴퓨터 인수로 얻은 특허를 활용해 회사가 세계 40여개 업체로부터 수 억달러 이상의 로열티를 받는 데 기여했다. LG전자가 미 가전업체 비지오를 상대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낸 특허침해소송에도 승소를 이끌어 냈다. 이는 국내 업체가 ITC에 상대방을 먼저 제소한 첫 사례다. 최근 LG전자와 소니가 크로스 라이선스 협약을 맺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특허관련 소송과 협상이 간단한 것 같지만 길게는 10년 넘는 지루한 공방을 거치는 일이 다반사다. 그는 “지식재산 대응의 핵심은 무엇보다 핵심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과 조직적으로 팀 플레이를 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성과 역시 LG전자 전사와 이정환 특허센터장(부사장) 및 직원들이 합심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개인이 주목받는 것이 부담이라며 극구 인터뷰를 사양해왔다. 특허센터의 일원 자격으로 이번 인터뷰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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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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