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사업 확대를 위해 연내 2~3개의 기업을 인수할 계획이었지만 실행은 녹록치 않다.
M&A할 만한 요소기술을 가진 기업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터무니 없는 인수가에 번번이 무산되는 등 국내 척박한 M&A 문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최근 발간한 ‘실리콘밸리 SW기업의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미국 SW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주로 글로벌 SW기업의 스택 전략에 인한 것이었다.
‘스택(Stack)전략’이란 SW기업이 운영시스템을 비롯해 데이터베이스 SW, 미들웨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SW 전 제품을 일괄적으로 공급, 비용절감과 함께 매출 증대를 꾀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으로는 IBM이 대표적이다.
국내 기업은 스택 전략은 커녕 후진화된 경영 문화에 젖어있다. 2009년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SW산업 구조 선진화를 위한 M&A 펀드를 조성했지만 M&A 물망에 오른 오너들이 한사코 거부하면서 성과를 거의 보지 못했다. 오너 경영에 대한 고집이 여전히 팽배하다.
5개 기업을 성공적으로 M&A하고 최근 창업인큐베이션 프라이머를 설립한 권도균 사장은 “기술 사이클이 짧은 SW 기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성장 곡선을 그릴 때 M&A를 고려해야 한다”며 “회사가 창업자의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전문 경영인을 도입해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M&A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벤처캐피털 등 전문 투자기관들이 기업공개(IPO)만을 통해 투자를 회수하려는 문화도 개선될 과제로 꼽혔다. 더불어 투자기관들이 M&A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 개선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