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번화가의 고유 명사가 되어버린 ‘강남역 5번 출구’. 출구에서 나와 1분 가량 걸어가니 SK텔레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유통 브랜드인 ‘이매진(Imagine)’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150평 규모의 탁 트인 공간에 900여개가 넘는 디지털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분위기가 화사하다. 기존 체험형 매장은 IT 제품을 일렬로 나열해놓거나 관련 액세서리들을 죽 전시해놓아 딱딱한 느낌이 들었던 반면, 이매진은 인테리어에 많은 신경을 썼다. 딱딱해보이지 않도록 곰인형을 적재적소에 배치해놓은 센스가 그랬다. 첨단 IT기기뿐 아니라 클래식 카메라나 토이 카메라, 인스탁스 폴라로이드 카메라 등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도 있어 ‘믹스앤매치’가 돋보인다.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이매진 매장 한 켠에 위치해 있던 고객 케어 프로그램 ‘스마트 라이프 컨설턴트(SLC)’다. ‘SLC’는 개인 맞춤형 컨설팅 전문가로 증권회사 자산관리사와 비슷한 느낌이다. 상담을 신청했더니 나의 취향, 생활 방식, 사용 수준 등을 조사해 분석한다. 1 대 1 상담 서비스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알고보니 ICT 기기와 산업에 대한 전문 지식과 VIP 고객 서비스에 대해 일정 기간 전문 교육을 받은 직원이었다. 통신료 절약에 대한 충고를 듣고 요금제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SK텔레콤이 통신사다보니 다양한 제조사들의 제품이 눈에 띄었다. 타사 편집 매장에는 자사 제품만 있었다면 이매진에는 삼성, LG, 팬택 등 모든 제조사 제품이 다 존재했다. 단순히 기기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SK텔레콤에서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도 일일이 실행해볼 수 있다. 스텝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시간 제한 없이 기기를 만져볼 수 있어 구매 전 상세한 리뷰가 가능하다.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바로 옆에 있던 스마트패드와 연결해 디지털액자를 만들었다. 이를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전송해 내 담벼락에 포스팅했다. 포토 프린터로 포토앨범을 출력해 지갑에 껴놨다. 이 모든 일이 이매진에서는 한번에 가능하다.
헤드폰, 이어폰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음향기기 섹션도 있다. 몇 천원대 제품부터 200만원을 호가하는 ‘명품’도 전시됐다. 몇 백만원짜리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게다가 각 음향 기기들은 장르별로 베이스나 톤 비교 등을 해가며 들어볼 수 있다. 스마트폰과 MP3에 보유하고 있는 음원을 직접 연결해서 들어보니 어떤 제품이 자신과 맞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다음달 SK텔레콤은 구로에 이매진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서진우 사장은 “이매진은 체험과 컨설팅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