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던 적층 세라믹 콘덴서용 구리(Cu) 나노분말의 대량 생산 기술이 국내서 개발됐다.
풍산(대표 최한명)과 대구테크노파크 나노융합실용화센터(센터장 송규호)는 공동 연구를 통해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용 Cu 나노분말 양산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고 23일 밝혔다.
MLCC는 모든 전기제품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이다. 전자제품의 내부에서 전기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방해 전자파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MLCC 인쇄 적층공정은 150㎚(1㎚는 10억분의 1m)의 세라믹과 금속막에 회로를 그리고 이를 번갈아 겹겹이 쌓아올리는 핵심 공정이다. 고층 빌딩처럼 더 많은 층수를 쌓아 올릴수록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 효율이 높아진다.
풍산이 이번에 개발한 MLCC 내·외부 전극용 Cu 나노분말 제조 기술은 현재까지 개발된 최대 적층수인 1000층을 훨씬 뛰어넘는다. 이는 전자제품이 보다 더 초소형화, 초고기능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Cu 나노 분말 제조기술은 평균 입도에 따라 50㎚~200㎚ 크기의 분말을 제조할 수 있으며, 분산성과 구형도가 우수한 고품질의 분말로 평가받고 있다.
나노분말을 양산하는 공정도 기존 금속 및 세라믹 나노분말 제조공정인 습식화학공정이 아니라 플라즈마 기상합성공정이다. 습식화학공정보다 고순도, 고결정을 확보할 수 있으며 염산이나 질산, 황산 등 폐수와 유해가스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공정으로 알려져 있다.
김인달 풍산 기술연구원장은 “나노 분말을 제조하는 기존 국내 기술은 800㎚~1200㎚ 수준이지만 이번에 개발한 나노분말은 100㎚급”이라며 “전자기기의 고용량화, 경박단소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풍산의 MLCC용 Cu 나노분말 제조기술 개발은 지식경제부와 대구시가 지원하고 대구TP 나노융합실용화센터가 주관하는 ‘나노융합상용화 플랫폼 촉진 및 활용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 3월부터 개발에 착수해 1년 5개월 만에 양산기술이 개발됐다. 센터는 그동안 센터 내 고가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공정개발과 시제품 제작, 시험생산, 마케팅 등을 지원해왔다.
풍산은 이번에 개발한 MLCC용 Cu 나노분말 제조기술을 24일부터 열리는 ‘나노코리아 2011’에서 선보인다.
풍산은 비철금속 전문기업으로 현재 울산과 안강, 부산에 세계 최대 규모의 사업장을 가동 중이며, 최근 각 사업장에 흩어져 있던 R&D 인력을 대전 풍산기술연구원에 모아 R&D 역량강화에 힘쏟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