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TV 1·2위를 계속 지켰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의 2분기 시장 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이 매출액 37.0%, 판매량 32.6%에 이른다.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 3개사 점유율보다 매출액은 8.9%포인트, 판매량은 6%포인트 더 높다.
당분간 세계 TV 시장 구도는 앞선 한국과 뒤쫓는 일본간 경쟁이 될 것이다. 이 구도가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이 유지될까. 아니다. 중국 업체보다 더 큰 변수가 벌써 등장했기 때문이다. 바로 애플과 구글이다. 두 글로벌 거인은 스마트 전쟁의 다음 전장으로 TV를 겨냥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 몇 년 간 TV사업을 준비해왔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시장이 안정권에 돌입할 때에 맞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돌입할 계획인데 이 시점이 반년 안에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구글은 연말까지 안드로이드마켓에 맞게 사용자환경(UI)을 개선한 ‘구글TV 2.0’을 내놓을 예정이다. 애플도 셋톱박스가 아닌 스마트TV 완제품을 연내 공개를 준비한다. 애플과 구글은 스마트혁명과 마찬가지로 UI와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앱) 장터라는 소프트 파워로 TV시장 장악을 노린다. 완제품을 독과점한 한국과 일본 업체의 약한 고리를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TV가 개인이 아닌 가족, 정보보다 엔터테인먼트에 맞는 기기여서 애플과 구글의 접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TV제조업체들은 예상한다. 오랜 제조 노하우에다 앱과 콘텐츠도 어느 정도 대비해 스마트기기 시장 경쟁과 상황이 다를 것으로 확신한다.
하지만 스마트기기의 등장으로 컴퓨터와 TV의 경계가 이미 허물어졌다, 스마트패드만 해도 TV마냥 켜자마자 작동한다. 쓰임새 자체가 엔터테인먼트이며, 미디어다. 애플과 구글은 앱 생태계 구축은 물론이고 콘텐츠 확보도 TV제조업체보다 앞선다. 부족한 제조 노하우도 후발 TV제조업체의 힘을 빌릴 생각이다. 선발 TV업체들이 느긋해 할 상황이 전혀 아니다.
우리 TV업체들은 당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글로벌 콘텐츠, 미디어 업체와의 제휴와 공동 비즈니스 전개는 물론 글로벌 앱 생태계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국내에서도 콘텐츠, 통신, 인터넷, 미디어 사업자 등 조금이라도 힘이 될 만한 대상이라면 손을 뻗쳐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고선 애플과 구글에 속수무책으로 휴대폰 시장을 넘겨준 노키아 꼴을 면치 못한다.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다가올 위기가 심상찮다.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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