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 한국 IT 제품 열도 진출 물꼬 텄다

 일본 대표 경제신문이 한국 IT 제품의 열도 진출 성과를 인정했다. 일본 자국 기업의 아성이자 한국기업으로서는 마지막 미개척 시장의 개화가 공식화된 셈이다. 한국 IT 제품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명품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니혼게이자이는 스마트폰과 LCD TV를 중심으로 한 한국 제품의 일본 진출 성과를 21일 톱뉴스로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2’는 지난 6월 23일 출시 후 3일 만에 10만대가 팔렸다. 7월 역시 기세가 이어져 35만대가 판매됐다. 갤럭시S2는 NTT도코모가 내놓은 스마트폰 중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세계 휴대폰 업계를 주도하지만 유독 일본 시장에서 약했던 삼성전자의 고민을 갤럭시S2가 해결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이 신문은 NTT도코모가 소프트뱅크 아이폰의 대항마로 갤럭시S2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NTT도코모 임원은 “OLED의 아름다움과 듀얼코어의 성능이 스마트폰 주요 고객인 젊은이들에게 어필했다”며 “일본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삼성전자 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LCD TV도 한국 상품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야마다전기 등 6개 주요 양판점이 LG전자 LCD TV의 판매를 시작했다. 작년 가을 LG전자가 일본 시장 재도전을 밝힌 시점보다 유통망이 두 배 늘어났다.

 니혼게이자이는 LG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얇고 선명한 3D LCD TV를 지난 6월 발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변경훈 LG전자 부사장은 “5년 이내에 시장 점유율 5%”를 자신했다. 일본 LCD TV 시장은 95%를 파나소닉과 소니 등 자국 기업이 차지하는 철옹성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에서 한국 IT 제품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는 이유를 브랜드 인식 제고에서 찾았다. 기능과 가격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일본인에게는 한국 IT 제품은 ‘싼 게 비지떡’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인식 변화의 물꼬를 튼 주역은 음악과 드라마 등 한류다. 니혼종합연구소 무코야마 히데히코 수석연구원은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젊은이들이 드라마와 K팝의 인기 때문에 한국 상품을 바라보는 선호도가 달라졌다”라며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이들은 이제 한국 IT 제품을 기능이 좋고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엔고 현상도 한국 IT 제품의 수출경쟁력을 높였다. 지난 2008년 100엔 당 900원 수준이던 환율은 현재 1400원까지 올랐다. 1년 전만 해도 월 2000억엔을 밑돌던 일본의 한국 제품 수입액은 올해 들어 급증, 지난 6월에는 2800억엔을 기록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