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스터디]경북대학교병원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구축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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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경북대학교병원 전산실장

 지난 3월 가동한 경북대학교병원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이 의료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패키지 솔루션 기반으로 원격지 개발을 적용해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최근 병원들은 환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짐에 따라 IT고도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 부담이다. 고가 의료장비 등이 도입돼야 하는 상황에서 정보시스템 구축에 많은 예산을 투입할 수는 없다. 이 문제를 경북대학교병원은 패키지 솔루션 적용 및 원격지 개발로 해결했다.

 

 100년 역사를 갖고 경북대학교병원은 지난 2009년 새로운 IT이슈를 맞이했다. 지난 1994년과 1998년에 각각 구축한 외래정보시스템과 입원정보시스템이 낙후돼 재구축이 필요했던 것이다. 경북대학교치과병원도 같은 상황이었다. 1년 후인 2010년 11월 개원하는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정보시스템도 갖춰야 했다.

 경북대학교병원은 고민 끝에 3개 병원에 대한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3개 병원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구축비용은 최소 100억원 이상으로 파악됐다. 많은 고민 끝에 경북대학교병원은 앞서 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를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이러던 중 강남성모병원을 포함한 카톨릭중앙의료원이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를 찾았다.

 경북대학교병원은 성모병원에 적용된 핵심 솔루션을 적용하기로 했다.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핵심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정보기술을 선정했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에 부딪히게 됐다. 당시 의료정보화 사업이 곳곳에서 추진되다 보니 우수 인력을 전폭적으로 지원받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역량을 갖추지 못한 인력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없었다. 지방에 위치해 있다는 단점까지 있었다. 결국 원격지개발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초기 요건 분석과 설계는 상당수 인력이 직접 현장에 투입돼 진행됐다. 이는 현업 요구사항을 보다 가까이 듣고 반영하기 위해서다. 초기 변화관리 교육은 절반은 현장에서, 절반은 동영상 등 각종 매체를 활용해 원격으로 진행했다. 이후 본격적인 시스템 개발 단계에서는 현장과 원격지 인력투입 비율을 6대4로 가져갔다. 이를 통해 경북대학교병원은 앞서 성모병원 프로젝트 진행 경험을 갖고 있는 다수의 우수 인재를 활용할 수 있었다.

 경북대학교병원은 기존 패키지 솔루션과 원격지개발 도입으로 개발기간 단축과 비용절감 효과를 봤다. 통상 2년여 정도 소요되던 개발기간을 6개월로 단축시켰다. 프로젝트 전체 금액도 50억원으로 낮췄다.

 그렇다고 해서 경북대학교병원이 원격지개발을 순조롭게 적용한 것만은 아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 대규모 IT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시스템 개발 인력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불안한 요인이다. 더군다나 정보시스템 사용자인 현업에는 원격지개발이라는 개념조차 없다. 이로 인해 현업 인력으로 구성된 정보화추진팀이 출범하는 데 무려 4~5개월이 소요됐다. 이외에도 적지 않은 애로사항들이 발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격지개발을 통해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산실장을 맡고 있는 정성훈 교수 역할이 컸다. 평상시 인격이 높은 의사로 평가받는 정성훈 전산실장이 직접 많은 의료진과 사무직원을 설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렇게 해서 경북대학교병원은 기존 종이 차트를 모두 전자 차트로 대체하는 등 새로운 의료 혁신을 완료했다. 시스템 가동 이후에도 경북대학교병원은 전산실 주도로 직원 3000명을 대상으로 변화관리에 주력했다. 50개 조직 리더를 뽑아 이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이들은 다시 조직으로 돌아가 변화관리 선구자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 경북대학교병원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은 가동된 지 5개월이 지났다. 아직까지는 웹 버전 전환에 따른 상대적 속도 저하로 일부 사용자 불만이 제기되긴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쉽게 환자 진료기록을 찾아 진료할 수 있다는 장점에 만족해하고 있다. 병원장을 비롯한 경영진들도 병원 진료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의사결정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미니인터뷰>

 정성훈 경북대학교병원 전산실장(정신과 교수)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가동으로 모든 환자 진료기록을 언제 어디서나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경북대학교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정성훈 전산실장 말이다. 경북대학교병원은 본원과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치과병원 3개 병원 대상으로 통합정보시스템을 지난 3월 가동했다.

 정 실장은 “시스템 가동으로 의료진은 물론이고 경영진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강조한다. 경영진이 병원 내 진료 현황을 컴퓨터로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가동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무엇보다 원격지개발 도입으로 인해 초기 혼란을 많이 겪었다. 정 실장은 “병원 입장에서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 실제 많은 사람들이 투입돼 뭔가 일이 진행되는 것이 눈에 보여야 하는데 원격지개발로 일부 인력만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3000명 직원이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구축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정 실장은 “우려와 달리 결과는 아주 좋았다”면서 “초기 혼란으로 프로젝트 일정이 늦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 기간 내 완료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그동안 의료정보화 프로젝트는 6개월 정도 지연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정 실장은 현재 일부 남아 있는 사용자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일부 안정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직원들 변화관리를 위해 교육도 꾸준히 실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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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가동한 경북대학교병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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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개원한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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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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