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G) 이동통신시장 경쟁구도를 판가름할 국내 첫 주파수 경매가 17일 시작된다. LG유플러스가 일찌감치 2.1㎓ 대역을 선점한 가운데 SK텔레콤과 KT가 1.8㎓과 800㎒ 대역을 둘러싼 주파수 전쟁에 나선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오전 경기도 분당의 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을 위한 주파수 경매를 실시한다. 할당신청 적격심사를 통과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가 참여한다.
경매 대역은 800㎒ 10㎒ 폭(이하 양방향 기준), 1.8㎓ 20㎒폭, 2.1㎓ 20㎒폭 세 가지다. 최저경쟁가격은 폭이 적은 800㎒는 2610억원, 나머지 1.8㎓과 2.1㎓ 대역은 각각 4455억원이다.
2.1㎓ 대역은 SK텔레콤과 KT 입찰이 제한된 상황이어서 LG유플러스가 단독으로 응찰한다. 입찰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LG유플러스가 17일 오전 경매 첫 라운드에서 최저경쟁가격에 주파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과 KT는 1.8㎓ 대역에서 격돌한다. KT는 1.8㎓를 확보하면 기존에 보유한 해당 대역의 20㎒ 폭과 연계해 40㎒ 폭의 광대역 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800㎒, 1.8㎓ 어느 것으로도 단기간에 광대역 LTE망을 구성하기 힘든 상황이다. SK텔레콤은 KT가 4G 시장에서 앞서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 견제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두 회사가 무리한 가격경쟁을 펼친다면 극심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불러올 극한대결은 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방통위도 경매 과열을 막기 위해 차기 주파수 경매에 내놓을 대역을 추가로 발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 경매에서도 좋은 주파수를 확보할 기회가 있는 만큼 무리한 경쟁을 펼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경매를 하루 앞둔 16일 각 사는 최종 입찰전략을 다듬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지난 12일 방통위 사전설명회에서 경매 절차를 조율한 통신 3사는 이날 예상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상대 동향을 파악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17일 경매 현장에는 3사의 대외협력, 네트워크, 재무 분야 임원과 실무자들이 회사 대표로 세 명씩 참석한다.
이들은 각 사별로 마련된 독립공간에서 동시오름입찰 방식 경매를 치른다. 최초 입찰가격 제시 이후부터는 기존 최고입찰가격보다 최소 1% 이상 많은 금액을 다음 라운드에 제출해야 한다. 경매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최고낙찰자가 확정되지 않으면 다음날로 이어진다.
각 사 대표단은 경매진행 담당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휴대폰으로 본사와 연락을 취할 수 있다. 주파수가 통신서비스 전략의 근간을 이루는데다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규모 투자에 관한 것이어서 최종 결정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파수 경매 현황> ※자료:방송통신위원회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