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이 추진해 오던 공급망관리(SCM) 혁신이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부품·장비산업 전반으로 확대된다. 급격한 LCD·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맞춤형 생산계획 시스템 등을 통해 원가 절감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삼성코닝정밀소재, 제일모직, SKC 등 부품업체 뿐 아니라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 에스에프에이 등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반도체 기업이 잇따라 SCM 프로세스 및 시스템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예측된 수요량에 맞춰 생산을 최적화하기 위해 생산계획부터 공장 생산라인에 걸친 전방위 SCM 시스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 추진 중인 대표적 부품기업으로 삼성코닝정밀소재와 제일모직, SKC가 있다.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최근 SCM 관련 시스템 도입을 결정하고 신규 시스템 구축에 착수키로 했다.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한 프로세스 개선에 이어 신규 판매운영계획(S&OP) 시스템 개발과 함께 공장 스케쥴링(FP) 시스템 도입도 이뤄진다.
SKC도 필름 생산을 위한 전사 공급망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생산관리시스템(MES)부터 생산계획, 공장관리에 이르는 대단위 시스템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수원 공장 등 국내 공장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해 연내 완료한 이후 내년 해외 공장으로 시스템을 확산할 계획이다. ‘스카이프로’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최근 수년간 추진된 정보화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 투자를 동반하고 있어 화제다.
제일모직은 케미컬 부문에 이어 올해 전자재료 부문이 글로벌 SCM 시스템 개선 프로젝트를 추진, 상반기 완료했다. 생산계획부터 주문관리, 공장 스케쥴링 등 전 범위에 걸쳐 시스템 신규 도입 및 고도화를 추진했다. 최근 인수한 에이스디지텍 등에 대한 SCM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부품 가격 하락에 따라 시장 현황에 맞는 수요예측과 생산라인 가동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비기업은 수주형 산업에 특화된 SCM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패널 가격 하락에 이어 부품 가격 하락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 제작용 부품 수급 체계, 생산라인에 비치된 장비에서 발생하는 이슈에 빠른 대응력 등이 핵심 과제다.
주요 장비기업인 주성엔지니어링과 에스에프에이 등이 프로세스부터 시스템 개선에 이르는 SCM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S&OP 회의 주기를 월 2회로 단축하고 수주 현황 분석 및 납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혁신 활동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에스에프에이도 이미 도입된 전사자원관리(ERP), 자재소요계획(MRP) 등 시스템 효과를 높이면서 공급망을 효율화할 수 있는 SCM 관련 시스템 개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수주가 취소되거나 패널 가격이 급락하는 경우와 최근 가동률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수주 예측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는 SCM 혁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