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CD 광학필름 시장에서 선두 업체인 신화인터텍 1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큰 격차로 따돌렸던 미래나노텍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올 들어 LCD 시황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대주주와 경영진 교체로 내홍을 겪은 여파가 현실화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상반기 실적 집계 결과 신화인터텍(대표 심만식)은 1446억원의 매출액과 영업손실 8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46%나 급감한 수준이고, LCD 광학필름 사업에 본격 진출한 뒤 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는 사실상 처음이다.
반면 신화인터텍에 한참 뒤지며 만년 2위에 머물렀던 미래나노텍(대표 김철영)은 지난 상반기 1284억원 매출액과 65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양사의 격차가 이처럼 좁혀지기는 역시 처음이다. 양사 모두 LCD 업황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동시에 타격을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미래나노텍이 선방한 것이다.
신화인터텍이 특히 부진한 것은 올 들어 최대 주주와 경영진 교체의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전자의 핵심 협력사인 오성엘에스티가 신화인터텍을 인수하자 올해 LG디스플레이에 신규 공급키로 했던 물량이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다 삼성전자와 소니 등 핵심 고객사 수요에도 적극 대응하지 못했던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필름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전문업체들 가운데는 신화인터텍이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시장 구도가 격변하는 양상”이라며 “신규 모델로 넘어가는 내년이면 신화인터텍과 미래나노텍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점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래나노텍은 지속적인 공정 개선과 원가 절감을 통해 올 하반기 이후 광학필름 시장에 공세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윈도 필름 등 신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