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이달 30일 개최 예정이던 중국 광저우 LCD 팹 기공식을 전격 취소했다. 이 회사는 지난주 말께 ‘기공식 취소’ 결정을 내리고 중국 정부와 관계 부처 및 협회 등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개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LG디스플레이는 당초 이달 30일 개최 예정이던 중국 광저우 LCD 팹 기공식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기공식 초청 대상이던 정부 부처와 협회 및 업계 관계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이 같은 결정은 대형 LCD 시황 부진 및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중국 공장 건설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유럽에 이어 미국으로까지 경제 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최소한 올 연말까지는 세계 경기 상황을 면밀히 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말께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팹 기공식 취소를 통보했다”며 “향후 기공식 개최 시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LCD 팹 건설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의 팹 건설 승인 이후, 이미 시작된 국내 신공장(P9) 투자 및 시황 악화에 따라 중국 투자 시점을 결정하지 못했다.
최근 중국 정부와의 관계 및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해 더 이상 투자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기공식 개최를 결정했지만 일주일도 안 돼 이 같은 결정을 번복했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세계 금융 시장 요동 등 외부 요인이 심상치 않게 급변했기 때문이다.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의 TV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LCD 시황 반전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공급 과잉을 심화시킬 수 있는 중국 공장 건설은 자칫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당초 예정했던 2013년 중국공장 가동시점이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LG디스플레이는 추후 현지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최근 시황 및 기공식 연기의 불가피성 등에 대해 핵심 관계자가 중국을 방문, 양해를 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당초 계획했던 중국 공장 기공식 일정에 변화가 생긴 것은 맞다”며 “향후 기공식 개최 여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