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연이틀 미국 경기 영향으로 패닉에 빠졌다. 미국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라는 큰 고비를 넘겼지만 경기 둔화라는 또 하나의 악재를 만난 것.
3일 증시, 채권, 환율 등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발 경기 둔화 우려로 몸살을 앓았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55.01포인트(2.59%) 내린 2,066.26, 코스닥은 전일보다 6.15포인트(1.14%) 내린 531.91에 장을 마감했다. 달러 환율도 대외 불안 요인에 따라 급등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9.60원 오른 1,060.4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06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달 18일(1,060.90원) 이후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 새 31조600억원이 줄어 1166조880억원이 됐다. 전날 감소분까지 합하면 이틀간 60조원 가량 증발한 셈이다. 코스피는 전날 하락한 51.04포인트를 포함, 이날까지 불과 이틀만에 106.05포인트나 빠졌다.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은 “경제 상황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의문이 커졌기 때문에 저가 매수를 기다렸던 투자자들조차 보수적인 시각으로 바뀐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이틀 연속 `팔자` 우위로 7858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7090억원, 2989억원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격이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증권 송상훈 리서치센터장은 "정책 당국의 경기 안정 의지가 강하므로 경기 침체 충격의 지속기간은 짧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스피 하단을 2,050으로 제시했다.
코스피의 추세 전환은 앞으로 발표될 경기 지표가 좌우할 전망이다. 우선 오는 5일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되고 9일에는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