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민영방송과 최대 광고업체 덴쓰가 손잡고, 내년 봄 ‘인터넷TV(방송·인터넷 병행서비스)’ 사업을 시작한다.
이 서비스는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스마트TV의 초기 서비스 모델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통신사나 TV제조사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방송사가 직접 주도권 확보에 힘쓰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니혼게이자이는 5개 민영방송과 덴쓰가 인터넷TV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고 3일 보도했다.
덴쓰와 함께하는 민영방송은 TV아사히와 TBS, 니혼TV, 도쿄TV, 후지TV로 빅5가 모두 포함됐다.
민영방송은 방송 콘텐츠를, 덴쓰는 인터넷 서비스 및 광고 플랫폼을 제공한다. NHK와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NHK까지 이 대열에 합류하면 일본 방송 콘텐츠의 대부분을 아우르는 셈이다.
이 서비스는 TV 한 대로 방송 시청과 인터넷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모든 조작은 리모컨으로 가능하다. 리모컨을 누르면 방송국 고유의 영상 선택 화면으로 바뀐다. 방송 중이거나 방송 예정 프로그램에 관계가 있는 영상 목록이 나타난다. 그 가운데 원하는 영상을 고르면 화면에 재생된다.
그동안 민영방송은 자사 사이트에서 개별적으로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했다. 일본 네티즌은 이를 PC로 시청했다. 이 서비스는 컴퓨터로 시선을 돌린 시청자를 되찾아오는 효과가 기대된다. 시청자의 방송 프로그램 관심을 높여 시청률 상승도 가능하다. 이 서비스를 지원하는 TV 판매로 가전 업체도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다시보기 프로그램은 현재 5개 민영방송의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스포츠 등 6500개 정도 마련했으며 앞으로 더 늘릴 방침이다. 다시보기 요금은 1시간 기준으로 300엔 정도로 결정했다. 회원 등록 절차를 밟으면 계좌 자동이체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후지키메라종합연구소의 조사를 보면 2010년 일본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시장은 640억엔 정도다. 2009년 대비 30%가량 증가했지만 대개 PC나 스마트폰에서 시청했다.
니혼게이자이는 “PC에 이어 스마트폰까지 등장하면서 집에서 TV를 보는 시청자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인터넷TV 서비스는 시청자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민영방송의 포석”이라고 내다봤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