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아이패드의 판매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아이팟의 매출은 빠르게 줄고 있다. 애플이 아이팟의 거취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CNN머니 인터넷판이 30일 보도했다.
애플은 최근 분기 750만대의 아이팟을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대수는 20%, 매출은 15%가 하락한 수치다. 2005년 3분기 이후 가장 적게 판매한 것이다.
아이팟 매출은 13억달러 수준으로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판매규모지만, 지난 3년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006년에는 매출이 무려 90억달러를 넘어서며 맥 컴퓨터보다 많이 팔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이팟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아이폰을 비롯해 MP3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이 아이팟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애플이 올해 가을 이용자들이 무선연결이 가능한 모든 기기를 통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아이클라우드가 출시하면 아이폰에 의한 아이팟 시장 잠식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애플이 MP3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데다 남미와 중동, 동아시아 등지 개발도상국에서 여전히 인기를 누리는 아이팟 라인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도 아이팟이 현재 애플의 제품 가운데 가장 저렴해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애플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에서 만족할 경우, 이후 보다 고가의 제품에도 관심을 보이는 ‘후광 효과(halo effect)’를 중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팟에 무선연결 기능을 장착하거나 메모리 기능을 강화하고 저사양 제품을 단종시키는 등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