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가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8월을 시작으로 한국 지사를 포함해 구조 조정을 실시한다. 시스코 본사는 최근 흩어져 있던 각 지역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먼저 기존 다섯 개 이상으로 나눠져 있던 지역을 북남미·유럽·아시아태평양(APEC) 세 곳으로 줄였다.
중국·일본 그리고 한국과 베트남 등 세 군데로 분리했던 아시아 지역은 APEC으로 묶였다. 한국 지사의 경우 APEC 안에서도 베트남·필리핀 등과 함께 운영한다. 기존 아시아 지역 부사장으로 이어진 보고 라인이 베트남·필리핀 총괄 마케팅 디렉터(MD)급으로 바꿔 위상이 크게 약화됐다. 통신사업자(SP)·공공기관·중소기업으로 세분화되어 있던 사업부문도 SP와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단순화 됐다.
시스코코리아도 8월 이후 사업부문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전체 1만명 이상으로 계획된 감원 작업은 각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은 아직 감원을 통보받지 못했지만 APEC의 계획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스코코리아 측은 “본사 기준으로 8월 10일 4분기 회계연도가 끝나면 지역별 조직 개편과 감원의 규모가 정해질 것”이라며 하반기 큰 폭의 조정을 예상했다. 시스코코리아에는 약 300여명이 근무 중이다.
네트워크 업계에서 영향력을 키워온 시스코는 2000년대 후반 사업부문을 확장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하지만 확장된 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핵심 사업 역시 고도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시장조사 기관 인포네틱스에 따르면 2011년 1분기 시스코 에지 라우터 점유율은 34.6%로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다. 감소한 점유율은 알카텔-루슨트, 주니퍼, 화웨이 등 2~4위 사업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