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보화 기금인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에 대한 ‘공정(公正)한 운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김영란, 이하 권익위)는 25일 두 기금을 바탕으로 하는 각종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이 규정을 악용하거나 관리 허술로 인해 횡령 등의 사례가 많다며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권고했다.
권익위는 두 기금 운용 규정중 우수 연구기관이나 우수 과제 제출자에는 연구개발비 사용실적 보고를 면제, 자체 정산토록 하는 ‘정산 간소화 제도’ 등 우대 제도를 악용해 일부 수혜자들이 허위 증빙을 내고 기자재 대금을 중복 수령하거나 사업비를 부당하게 횡령하는 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일부 연구기관들은 과제 수행중 중간평가 결과 실적이 부진해 중도하차하는 경우에도 사업비 회수 규정이 없는 것을 악용, 예산을 그대로 집행해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익위는 두 기금을 활용한 사업들중 평균 15%는 중도하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연구비로 취득한 연구기자재는 사업종료 후 그 연구기관의 소유로 하고 공동 활용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나 관리감독 소홀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는 △우수기관이나 우수과제 제출자의 사용실적 보고를 면제해주던 규정을 삭제해 예산낭비와 횡령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중간평가 결과 상대방의 귀책사유로 중단되는 경우 해약하고 사업비를 회수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연구수행자의 귀책 사유로 인한 사업 중단시 회수를 의무화하고 △연구개발 사업비로 취득한 기자재는 구체적 관리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마련해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에 권고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두 기금 규모가 1조7000억원이 넘는다”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운용, 기금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