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메모리반도체 업계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연이은 실적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5년 전부터 주요 업체들의 매출과 수익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생산 감산설에 이어 일부 기업은 사업 철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19일 난야와 이노테라, 렉스칩 등 대만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올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난야는 2분기 매출이 114억6800만 대만달러를 기록해 전분기(107억3200만 대만달러)에 비해 6.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노테라는 2분기 매출이 101억5700만 대만달러로 전분기(95억8600만 대만달러) 대비 5.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양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매출이 10~4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률은 난야가 -56.90%, 이노테라는 -34.30%을 기록했다.
난야와 이노테라는 지난 2007년부터 매출이 등락을 거듭했으나 영업이익은 2009년 4분기를 제외하고는 계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올 2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렉스칩도 2분기 매출이 96억5000만 대만달러로 지난해 2분기(134억5500만 대만달러)에 비해 28.4%가 줄어들었다.
난야는 지난 2007년 2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하면서 2009년 4분기를 뺀 나머지 16분기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이노테라도 2007년 4분기부터 적자가 시작돼 2009년 한 분기를 빼면 14분기간 적자 행진을 한 것이다.
대만 기업들은 실적 하락 장기화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국내 업체들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달 중에 발표 예정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조원과 28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D램부분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지난 1분기에 비해 영업이익률은 다소 줄겠지만 흑자 기조를 계속 유지하는 반면 대만 업체들은 적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 기업들을 추격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최근들어 대만 업체들이 미세공정 확대와 스페셜D램 비중 확대 등 국내 업체 전략을 뒤늦게 따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반면 적자폭 확대로 대만 업체들은 투자 여력이 부족해 기술 경쟁력도 점차 약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 강태현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이 스페셜D램 비중을 높이면서 영업흑자를 기록하는 반면 PC용 D램 중심인 대만업체들은 D램 가격 하락에 맥을 못 추고 있다”며 “D램 가격이 반등되지 않을 경우, 공장 가동 중단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표> 대만 주요 반도체 업체 연도별 실적 (단위 : 백만 대만달러)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