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적으로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최대 IT 화두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이는 가트너뿐 아니라 IBM이 실시한 세계 CIO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또 여전히 CIO에게는 비즈니스 사고가 강조된다. 하지만 현실은 시스템 운영 압박이 더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어 CIO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따라서 전자신문 CIO BIZ+는 최근 가트너에서 CIO 대상의 이그제큐티브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린다 프라이스 부사장을 만나 이의 해답을 들어봤다. 프라이스 부사장은 “IT업체들에 의해 클라우드 컴퓨팅이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며 “CIO들은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최근 몇 년 동안 CIO의 IT 화두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 CIO에게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도입에 따른 위험 요인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클라우드 컴퓨팅은 민첩성과 비용 효율성이 높은 컴퓨팅 방식이다. 그러나 보안, 데이터관리, 신뢰, 제어, 성능과 관련해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 CIO는 대부분 데이터센터 내부에 도입하는 사설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심을 갖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둘러싼 IT벤더들의 지나친 과장도 경계해야 한다. 과거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규모가 IT 지출 성장률보다 4배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 2010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규모는 IT 지출에서 단 2%만을 차지했다. 오는 2015년에는 5%로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자체적으로 위험을 수반하고 있다면, 도입 시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하는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많다. 우선 방화벽 밖에서 데이터가 안전한지, 데이터가 분실되면 어떻게 되는지, 회수를 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규제 관련 보고 및 투명성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 데이터가 다른 국가에 보관된다면 국가 간 데이터 이전 문제는 없는지 등도 따져봐야 한다. 이와 함께 가용성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와 기업 내 자산과는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프로세스 영속성, 벤더의 생존력, 개인정보보호 등도 확인해봐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이 확산되면서 데이터 소유에 대한 국가 간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미 유럽이나 중국 등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데이터 주권에 대한 이야기다. 이는 대부분 국가 내에서 규제와 준수 의무와 연동돼 있다. 특히 금융산업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심각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는 저해 요인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특히 퍼블릭 클라우드는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이슈는 미국과 비미국계 기업 간의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애국법(U.S. Patriot Act)이다. 이 법률은 미국정부에 미국 내에 있는 어떤 기업의 데이터에도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법이다. 실제로 14%의 글로벌 기업이 미국 정부로부터 애국법을 근거로 데이터 접근을 요청받은 바 있다. 따라서 기업 내 CIO 및 IT조직이 국외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데이터 주권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데이터 주권 이슈로 인해 한동안 많은 기업이 자국 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 들 것이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한국,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 특정 지역만을 통합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데이터 주권 이슈는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다. 또 다국적 클라우드 컴퓨팅 공급자는 관련 시장에 진입하려는 지역 통신사업자와 파트너십을 맺어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도 하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향후 5년 내 이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데이터 주권 이슈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CIO에게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시스템 운영에 대한 요구가 더 크다. 시스템 장애로 인해 한순간에 자리를 잃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CIO의 역할을 어떻게 가져가야 한다고 보는가.
▲가트너가 2011년 기업 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CEO 및 고위임원 중 50% 이상이 IT를 ‘경쟁 우위를 높이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CEO나 고위임원이 IT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비즈니스 성공에 IT가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CIO가 단순히 시스템 운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스스로 엄청난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CIO는 보다 더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비즈니스 전략을 충족하고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IT 역할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모바일 디바이스 활성화로 인해 ‘빅데이터’에 대한 CIO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는 수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가공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빅데이터는 현재 상당한 혼란을 야기하면서도 IT 리더가 간과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의 빅데이터는 단순한 시작에 불과하다. 향후에는 극한 정보(extreme information)로 인해 더 큰 어려움이 발생할 뿐 아니라 더 중요한 비즈니스 기회가 부상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하둡(Hadoop)이나 맵리듀스(MapReduce)와 같은 새로운 데이터베이스 처리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생성되는 데이터 활용에 대한 견해는.
▲소셜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복잡한 이벤트를 처리해 기업 내 정보시스템과 연계하는 방안이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이다. 신원 확인 도구를 사용해 소셜네트워크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하는 핵심인물을 파악해 그들의 신원과 소셜네트워크를 기업 시스템과 연계할 필요성도 있다. 고객 프로파일 데이터는 마스터데이터관리(MDM)시스템으로 관리될 것이다. 오는 2015년까지 기업 중 15%는 자체 MDM시스템으로 관리하는 고객 기준정보 속성에 고객과 관련된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추가하게 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