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다 강도 높은 인적 쇄신과 성과위주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역할을 다하면서 특별사면에 따른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낸 이 회장이 이제는 본격적인 내부 단속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성공 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귀국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사는 수시로 하는 것으로, 언제 있다 없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마다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그동안 수시인사보다는 연말연시 정기인사를 통해 승진과 퇴진을 결정해왔다. 이번 이 회장의 발언은 임직원 부정부패가 적발됐을 때, 또는 사업부문 실적이 극히 저조할 때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 수시로 경영진을 교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부정부패에 대한 척결과 실적 위주 책임경영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삼성 미래전략실의 각 계열사에 대한 감사와 계열사별 자체 경영진단 결과물에 따라 경질되거나 좌천되는 임직원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의 미래전략 마련과 실적 중심 경영에도 직접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삼성전자 상반기 실적은 조금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하반기 경영 전망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계획대로 될 것’이라는 그의 가이드는 각 사업부별 경영진의 평가 잣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11~13일 사흘간 수원디지털시티와 기흥나노시티에서 개최하는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목표 달성을 위한 해법 찾기에 나선다. 회의는 최지성 부회장이 주재하고 400여명의 경영진이 총 출동하는 자리다. 또 오는 18~29일 수원디지털시티에서는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가 열린다. 삼성전자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향후 미래 전략을 구상하는 자리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삼성전자의 하반기와 미래를 기획 및 점검하는 회의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4월말부터 주 2회 꼴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하는 일정 소화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