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사업을 하는 부처에서 사업성과를 눈으로 확인한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미래 먹을거리를 발굴한다는 의미도 남다르고요.”
지난해 11월 8일 지식경제부에 신규 임용된 이유진 사무관은 연수원 성적 1위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그녀가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재경직렬로 합격한 그녀가 부처 지원 당시 지식경제부를 1순위로 적어냈기 때문. 일반 행정직렬 합격생 사이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재경직렬 사이에서는 기획재정부가 가장 인기 있는 부처라는 점에 비춰볼 때 꽤나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이 사무관은 지식경제부의 ‘다이내믹함’에 끌렸다고 답했다. “역동적으로 굴러가는 산업현장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연구개발(R&D)을 할 수 있는 부분도 끌렸고, 페이퍼 작업보다는 보람이 있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지원했습니다.”
기획재정부·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 등 경제주무 부처에 지원하지 않은데 대한 미련은 없다. 이 사무관은 “부처 지원은 자기 선호에 따라 하는 것”이라며 “당시 지경부도 인기 많은 부처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녀는 반도체디스플레이과에서 메모리반도체·장비 등의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일을 배우고 있다. 내년 신규 R&D 예산작업과 메모리반도체 수출입, 온실가스 등 환경업무도 맡고 있다.
이 사무관의 ‘지경부 사랑’은 고향인 울산에서부터 시작됐다. 서울대 경제학과 시절 주된 관심사 역시 ‘산업경제’였다는 말에서 미래 현장 전문가가 엿보였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자동차·조선 산업의 성장과정을 보면서 자라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지금의 진로를 결정했던 것 같다”며 “산업경제에 관심이 많아 관련수업을 서 너개 수강했는데, 지금 업무는 책에서 배웠던 것보다 이해관계도 다양하고 정책효과도 즉각적으로 나타나 훨씬 재미있다”고 전했다.
1985년생으로 올해 27세인 이유진 사무관은 행정고시 52회로 합격했지만 졸업 전이었던 탓에 53회 합격생들과 함께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 사무관은 “동기들에게 타부처 분위기 등을 종종 전해 듣는데, 지경부는 다른 부처와 분위기가 좀 다른 것 같다”며 “선·후배간 챙겨주는 우애가 더 끈끈한 것 같고 화기애애해서 좋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이어 “아직 과장님과 서기관님이 선생님처럼 많이 이끌어 준다”면서도 “지경부에서 산업·에너지·무역 등 우리나라의 미래 먹을거리를 열심히 발굴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유진 사무관은 정운찬 현 동반성장위원장의 제자가 될 뻔한 적도 있어 눈길을 끈다. “(정운찬 전 교수의 수업을) 수강신청 했는데 바로 그날 총리가 되셔서 수업이 폐강됐어요.”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