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패널(TSP) 업계가 멜파스와 이엘케이의 1위 경쟁에 주목하고 있다.
필름 타입 TSP시장에서 성장해 중견기업으로 자리 잡은 두 회사가 올해 들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성장 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멜파스는 얇은 두께·디스플레이 화질을 최대화할 수 있는 커버유리 일체형 TSP에 ‘올인’하기로 했으며, 이엘케이는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소재 국산화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비슷해 성장곡선, 다른 경쟁우위=멜파스는 지난해 2517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업계 1위 자리에 올랐고, 이엘케이는 2385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아쉬운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상반기에는 TSP업황이 다소 침체된 가운데 이엘케이가 1289억원 매출을 달성해 1209억원에 그친 멜파스를 추월할 전망이다. 그러나 진검승부는 하반기에 펼쳐진다. 두 회사는 하반기 신제품 출시로 상반기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멜파스와 이엘케이는 비슷한 성장곡선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 300억원대 매출에서 지난해 2000억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 이름을 가리고 손익계산서만 보면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두 업체는 성장배경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멜파스는 터치칩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TSP시장에 진입한 것에 반해, 이엘케이는 키패드에서 TSP 제조로 빠르게 전환했다.
멜파스는 터치칩을 생산해 판매하거나 자사 TSP에 적용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이엘케이는 TSP의 핵심소재인 인듐주석산화물(ITO)필름 및 메탈 회로 등의 공정을 직접 처리해 두 자릿수 이익을 낸다.
◇TSP업계 스타 CEO 두 사람의 승부수=멜파스의 이봉우 사장과 이엘케이의 신동혁 사장의 상반된 성장 전략도 주목을 끈다. 이봉우 사장은 삼성전자 전략 담당 임원 출신답게 판단이 정확하고 빠른 편이며, 결정하면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이에 반해 신동혁 사장은 대학 교수 출신답게 논리적이고 꼼꼼한 스타일의 빈틈없는 관리를 선호한다.
두 회사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정반대의 투자 결정을 내렸다. 멜파스는 커버유리 일체형 TSP(DPW)에 4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DPW가 공정 수율 등에서 위험이 있지만, 향후 TSP시장 흐름이 일체형 중심으로 간다고 판단했다.
이엘케이는 일체형 TSP를 포기하고, ITO를 대체하는 메탈메시 등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일부 고가 TSP시장은 일체형 중심으로 가지만, 대부분의 시장은 기존 TSP가 사용될 것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터치 업계 관계자는 “필름타입 TSP로 성장해온 멜파스와 이엘케이 두 회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 두 회사의 성패는 향후 TSP시장 트렌드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 터치스크린패널 업체 매출 추이(단위 : 억원)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