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방송 유휴 주파수 슈퍼와이파이에 할당

 영국이 이번 주부터 TV 유휴 주파수인 ‘화이트 스페이스’를 ‘슈퍼 와이파이(Super-Wifi)’로 활용하는 실험에 들어간다.

 마이크로소프트·BBC·비스카이비(BskyB)·브리티시텔레콤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29일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디지털 지상파 방송 전송에 쓰지 않는 주파수 대역인 ‘화이트 스페이스’를 와이파이 네트워크로 활용하는 기술 실험을 진행한다.

 이번 실험은 화이트 스페이스를 슈퍼 와이파이로 구축할 때 방송 송신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화이트 스페이스를 활용하면 스마트기기 보급에 따라 급증하는 무선인터넷 트래픽에 대응하고, 광대역 통신망이 보급되지 않는 산간도서 지역에 효율적으로 인터넷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미국방송협회(NAB) 등은 디지털방송 송수신을 방해할 수 있고, 통신장비들 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이번 실험은 본격적인 화이트 스페이스의 슈퍼 와이파이 활용을 앞두고 우려되는 문제점을 불식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인 오프컴은 작년 말 화이트스 페이스 대역에 있는 주파수를 무선인터넷용으로 할당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연내 관련 제도 및 규제를 마련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영국 내에서 화이트 스페이스를 이용한 슈퍼 와이파이망이 구축되면 무선인터넷 트래픽이 높은 일부 도시와 인터넷망 보급이 저조한 산간도서 지역 등에 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의 실험 결과에는 무선인터넷망 확충을 고민하고 있는 유럽 내 다른 국가들도 주목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를 비롯해 화이트 스페이스의 슈퍼 와이파이망 활용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국가들에도 좋은 레퍼런스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실험에서는 미국에서 화이트 스페이스 활용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MS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2008년부터 빌 게이츠가 직접 나서서 연방통신위원회(FCC)에 화이트 스페이스 개방을 압박해왔으며, 자체적으로 관련 기술 및 연구를 진행해왔다. 올해 초 미국의 화이트 스페이스 사용 허가권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영국·싱가포르·일본과 슈퍼 와이파이 구축을 위해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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